-춘천시 읍면동장 공모 추진, 캠프·퇴직자 ‘위인설관’은 문제

지난해 말 전남 순천시가 낙안면장을 개방형 직위로 공모해 농업회사를 경영하는 50대를 면장으로 임명해 눈길을 끌었습니다.읍면동장은 지방공무원의 꽃인 5급 사무관자리입니다.순천시는 자치분권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주민과 직원,의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낙안면장과 장천동장을 개방형 직위로 지정했습니다.장천동장은 적격자가 없어 기존대로 공무원을 임명했습니다.이 과정에서 공무원들은 읍면동장 자리 한 곳이 없어지다 보니 반대했습니다.그러나 철밥통인 공직사회에 민간인출신이 면장을 한다는 자체가 주민자치시대가 도래했다는 신선한 바람으로 느껴집니다.

춘천시가 전남 순천시처럼 읍면동 한곳을 개방형 공모로 외부 인사를 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이재수 시장은 지난8일 기자간담회에서 “읍면동 한 곳을 그 분야 전문가를 앉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해 읍면동장 개방형 공모를 공식화했습니다.춘천시는 마을자치담당(6급)에 유성철 전 시민연대 사무국장을 임명한데 이어 시정 홍보를 맡을 시민소통담당관(5급)과 소셜 미디어담당(6급)을 개방형 직위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또 보건소장과 서울사무소장도 개방형으로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개방형 공모 확대를 바라보는 공무원들은 인사적체 등으로 부정적 시각을 보이지만 주민자치시대를 맞아 전문지식과 경험을 쌓은 인재에게 행정집행 기회를 제공해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또 공직사회에 무한경쟁과 활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합니다.아직도 공직은 직업공무원만이 할 수 있다는 우월적 사고방식은 시대착오적 발상입니다.지역발전을 위해 전문가의 공무원 개방형 직위 공모는 확대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선발과정에서 공정성을 상실하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개방형 공모 자리가 선거캠프 출신을 위한 위인설관(爲人設官)이나 전·현직 공무원을 위한 회전문 인사들로 채용된다면 공무원뿐 아니라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살 것입니다.개방형 자리는 선거에서 이긴 전리품과 퇴직 공무원을 위한 보전용 자리가 아닙니다.그래서 투명하고 공정한 선발과정이 가장 중요합니다.순천시 낙안면장으로 선출된 신길호(51)씨는 순천이 고향도 아니고 포항에 살고 있습니다.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을 선발해야 지역발전이 가능합니다.공정성을 담보할 객관적인 선발과정시스템이 우선 갖춰져야 합니다.춘천시처럼 강원 도내 시·군들도 공직사회의 배타성을 해소하고 전문성 강화를 위한 개방형 직위 공모를 확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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