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내몰리는 자영업자
프랜차이즈 치킨가게 운영 부부
본사 재료비로 매출 절반 지출
“하루 15시간 일하고 월 2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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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도심의 한 가게에서 두개의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A(53)씨 부부는 월평균 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지만 정작 손에 쥐는 것은 480만원이 전부다.부부가 오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하루 15시간씩 닭을 튀기고,배달을 해 번 수입이 전체 매출액의 16% 수준이다.A씨 부부가 두개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15시간을 일한다고 보면 부부(2명)가 월급 근로자보다 못한 돈을 버는 셈이다.

A씨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의 한달 재무재표는 벼랑끝에 내몰린 강원 자영업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총 3000만원의 매출 가운데 절반인 1500만원은 본사 재료비 명목으로 빠져나간다.나머지 1500만원 중 가장 큰 지출은 배달 대행 수수료 400만원과 배달 어플 광고비 50만원 등 450만원이다.

이와 함께 자영업자를 울리는 건 과도한 세금과 각종 수수료 부담이다.A씨는 연간 매출 5억원 이하의 소상공인으로 1.3%의 카드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이 수수료만 한달에 40만원 수준이다.A씨는 1년 전 인기 있는 치킨 브랜드를 추가로 운영하며 매출이 급격히 오른반면 세부담이 가중됐다.10년간 운영하던 치킨 브랜드는 월 매출 600만원 수준이지만 새로운 치킨 브랜드를 통해 월 24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결국 간이과세자였던 A씨는 매출 규모가 늘면서 일반과세자가 돼 지난해 하반기 부가세만 320만원을 냈다.1년 700만원으로 봤을때 월 58만원의 세부담이 된다.

세금에 놀란 A씨는 다시 점포 규모를 줄여 간이과세자로 돌아가는 방법까지 고민 중이다.그러나 설비와 인테리어,간판 등에 투자한 비용을 생각하면 쉬운 결정이 아니다.점포를 보수하고 설비를 갖추는데 2000만원,간판 교체에만 300만원이 들어갔다.A씨가 공개를 꺼리는 프랜차이즈 권리금도 만만치않다.

A씨 부부는 인건비 최소화를 위해 주말을 제외하고 대부분 둘이서 가게를 운영한다.A씨는 “부부가 하루 15시간씩 일해서 1명당 200여만원을 가져간다고 보면 종업원 안쓰는 인건비를 가져가는 것이다”며 “우리는 그래도 임대료가 낮아 버티는데 다른 집들은 어떻게 살아남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호· 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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