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비상
초·중·고교 10년만에 44곳 폐교
학생수·학교수 감소폭 상승 기조
교육당국 교원수 확대 노력 불구
학령 인구 감소 따른 감축 불가피
학교통폐합·임용대란 악재 가속
학교차원 신입생 유치 등 각계 분투

학령인구 감소세에 교육당국이 최근까지 학교와 교원 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저출산 여파로 학생 수 감소세가 심각하다.초등학교 한 반의 정원이 60명을 넘어서며 ‘콩나물 시루’라는 우스갯소리는 벌써 옛말이 된 지 오래다.이제는 도심지에서도 초등학교 교장이 입학생 유치에 나서야하는 ‘웃픈’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대규모 학교 통폐합과 교원 감축에 따른 임용대란 등 도내 교육계가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학령인구수 감소라는 대형 악재에 고전하고 있는 강원교육계의 현안을 짚어본다.

▲ 지난 11월 도내 한 초등학교에서 입학생 모집에 지원한 어린이가 학부모의 손을 잡고 추첨기를 돌리고 있다.     최유진·그래픽/홍석범
▲ 지난 11월 도내 한 초등학교에서 입학생 모집에 지원한 어린이가 학부모의 손을 잡고 추첨기를 돌리고 있다. 최유진·그래픽/홍석범



┃학생과 학교 감소,교사는 증가

2019학년도 입학을 앞두고 학령인구 감소 여파로 강원도내 6개 학교가 문을 닫는다.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유치원을 포함한 초·중·고등학교는 전체 1012곳으로 10년 전인 2008년(1056곳)이후 44곳이 사라졌다.연평균 4∼5개의 학교가 문을 닫은 셈이다.하지만 초·중·고등학교만 놓고 비교했을 때 2000년 기준 도내 638곳이던 학교는 지난해 631곳으로 1.1%(7곳) 줄어드는데 그쳤다.

학생 수는 더욱 심각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2000년 기준 12만2613명을 기록했던 도내 초등학생은 2008년 11만747명으로 9.67%(1만1866명) 감소했다.하지만 지난해 10년전과 비교해 31.9%(3만5335명) 줄은 7만5412명을 기록,갈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도내 중·고등학교도 각각 20년전과 비교해 35.4%(2만1611명),32.4%(2만2458명)가 줄어들며 매년 평균 1000여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조사한 장래 인구 추계를 통해 각 시나리오별 출산율과 기대수명 등을 고려해 강원도내 각 학년별로 추계인구를 예측한 결과,도내 초등학생의 경우 최저치로 봤을 때 2028년 6만여명,2038년 5만여명으로 줄 것으로 예측됐다.중·고등학생도 20년 뒤 각각 2만여명의 학생만 남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이 급격한 학생 수 감소세에도 교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지난해 기준 강원도내 초등학교 교원 수는 전체 6558명으로 10년 전인 2008년과 비교했을 때 2.45%(157명) 늘었으며 2000년 대비 15%(856명) 증가했다.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 20년전과 비교해 각각 220여명 늘어 각각 6.1%,5.1%의 증가율을 보였다.



┃학교통폐합과 임용대란 직면

교육당국이 최근까지 학교수를 유지하고 교원 수를 늘려왔지만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대규모 학교 통폐합과 교원 감축에 따른 임용대란은 더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학교 폐교를 막기위해 강원도교육청은 작은학교 살리기 등 다양한 정책으로 특화된 교육과정과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하지만 이같은 학령인구 감소세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인구 절벽이 초래될 경우 작은 학교 대다수가 폐교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원교육희망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전체 학교 중 절반을 넘는 50.8%가 작은학교로 분류됐다.도내 위치한 전체 학교 2곳 중 1곳이 학생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최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조사한 연구 결과에서도 지난해 도내 초등학교 중 47.6%가 전교생 60명 이하인 학교로 조사돼 전국에서 전남(49.1%)에 이어 가장 높았으며 전교생이 120명을 넘지 못하는 학교도 64.7%에 달했다.중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전교생이 60명 이하인 학교가 41.7%,120명 이하인 학교는 51.5%로 절반을 넘었다.

소규모 학교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레 교원당 학생 수도 감소,교원은 증가하면서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함께 맞춤형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하지만 작은 학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경우 교육과정 운영에 있어 다양한 한계에 직면할 수 있는데다 재정적인 효율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현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학교 통폐합이 불가피해져 갑작스레 학교들이 사라지며 지방소멸이 더욱 빨리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초교 신입생 모시기 전쟁

올해 원주의 한 초등학교장은 2019학년도 예비소집을 앞두고 지역 내 아파트 단지 등을 돌며 신입생 모시기(?)에 나섰다.매년 신입생 감소세가 심화되며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직접 신입생 유치에 나선 것이다.또다른 초등학교의 경우 올해 신입생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자 동문회가 직접 신입생을 1명이라도 늘리기 위해 수소문에 나서기도 했다.올해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도내 13곳으로 지난해 15곳에 이어 매년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초등학교는 본교 351개,분교 29개였다.2013년과 비교하면 본교 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반면 분교는 46곳에서 29곳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현재는 폐교를 막기위한 대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향후 학령인구 감소가 지속될 경우 분교는 물론 본교도 통폐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춘천을 비롯한 도내 곳곳에서 중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데는 이같은 이유가 있다.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세가 급속히 진행될 경우 학교 통폐합이 본격화될 수 있다”며 “학교 통폐합 과정에서 학생들이 혼란 없이 적응하고 교육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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