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1주 눈앞인데 정선선 투쟁위 발족 현장에 답 있을 것

지난해 2월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지 1주년이 돼 갑니다.돌이켜보면 대관령의 허허벌판에서 기적이 일어났던 것입니다.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그 동계올림픽은 도민이 백지상태에서 맨주먹으로 일궈낸 대역사일 것입니다.동계올림픽을 꿈꾸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낸 그 대장정에 대한 기억은 강원 도민의 유전자로 남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강원도가 이전과는 다른 역사를 만들어가는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강원도는 평창올림픽 1주년을 경축하는 Again 평창 행사를 다음달 7일부터 17일까지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 강릉 정선을 비롯한 강원도 전역과 서울에서도 치른다고 합니다.당연히 올림픽 성공을 자축하고 그 가치를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평창올림픽이 단순한 스포츠이벤트를 넘어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의미가 큽니다.이런 의미를 담아 기념행사 또한 남북한이 함께하는 평화대축제로 치러질 것이라고 합니다.당연히 그래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일도 있습니다.알파인종목의 설상경기가 열렸던 정선에서는 어제(14일) 가리왕산 알파인경기장 철거를 반대하는 범 군민투쟁위원회가 발족됐습니다.경기장 전면복원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전면투쟁을 선언한 것입니다.20여 년에 걸쳐 이룬 올림픽 성과를 공유하고 자축해야 할 이 때 우리가 예상했던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그 어려운 올림픽을 치르고도 이런 정도의 합의도 못하는 것입니까.환경단체와 정부는 완전복원을 주장과 정선군민의 합리적 존치 사이에 과연 접점이 없는 것일까요.

두 가지지 모두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복원을 전제한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고 올림픽 유산을 남기고 싶은 정선 군민의 마음도 소중하다고 봅니다.군민들의 주장을 지역이기주의로 매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경우에 따라서는 작은 약속보다 살아있는 민심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약속은 상황 변화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도 합니다.접점이 없는 것 같지만 해답은 현장에 있다고 봅니다.

정선 군민들이 지칠 때를 기다리는 것은 해법이 아닙니다.정부 당국은 현장을 더 찾고 주민들을 만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지난해 가리왕산을 찾았던 정치인들도 현장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고 합니다.선입견을 버리고 현장을 더 찾고 더 경청해야 합니다.무슨 소리든 듣는 것이 정부의 자세 아닙니까.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고,정치권 또한 손을 놓고 있으면 곤란합니다.이런 갈등 속에서 올림픽 1주년을 자축하는 것이 자가당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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