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데려 오고 시·군은 무대책, 합리적 대안 모색해야

강원 도내에서 운영되는 노숙인 일시보호소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술을 먹고 길을 잃은 노숙인의 유치장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술 취한 노숙인이 일시 보호소에서 고성을 지르고,난동을 부리고 심지어 노숙인을 폭행하고 있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지난해 7월 춘천 노숙인 일시보호소에서 만취한 남성이 여성 수면실로 침입해 폭행했고,2015년 강릉 노숙인 일시보호소에서 술 취한 사람이 관리직원을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이런 일은 자주 일어난다고 합니다.그런데도 개선이 안 되고 있는 것은 문제입니다.

지난해 도내 노숙인 일시보호소 이용건수는 춘천 865건,원주 439건 강릉 402건으로 나타났습니다.이중 술 취한 사람 비율이 춘천 37.68%,원주 79.72%,강릉 64.92%입니다.원주와 강릉은 자진입소자보다 술 먹고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이끌려온 사람이 더 많습니다.노숙인 일시보호소가 갈 곳 없는 노숙자를 위한 보호소가 아니라 술 취한 사람의 유치장이 된 것입니다.경찰은 술 취하고 길 잃은 사람은 무조건 노숙인 보호소로 데려 오고,시·군은 보호소에 연결만 해주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방치하는 등 경찰과 시·군이 서로 떠넘기고 있습니다.지난 5일 춘천의 한 보호소에 술 취한 60대가 왔다가 다른 입소자들에게 난동을 부려 경찰에 인계됐다가 몇 시간 후 다시 보호소로 오는 일이 있었습니다.이같은 사례들이 많아 일반 노숙자의 범죄 피해가 우려됩니다.노숙인 일시 보호소를 관리하는 당직근무자가 1명뿐이라 술 취한 사람이 난동을 부려도 통제할 수 없고,여성 보호소는 안전망이 허술해 대책마련이 시급합니다.

노숙인 일시 보호소가 안전사각지대에 있습니다.우선 노숙자들이 보호소에서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술 취한 사람과 떨어지게 만들어야 합니다.시·군은 술 먹은 노숙자를 위한 별도의 공간을 하루빨리 마련하고,노숙자를 위한 관리자 충원을 해야 합니다.경찰은 범죄예방을 위해서라도 한밤중 술 취한 사람은 범죄 전력 등 신원을 파악하고 보건의료 기관 후송 등 술 먹은 사람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따라야 합니다.노숙인 일시 보호소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몸을 피할 수 있는 마지막 장소입니다.이런 곳에 술 취한 사람이 와서 난동을 부린다면 마음마저 황폐한 노숙자들은 갈 곳이 없습니다.노숙인과 술 취한 사람을 한 곳에 자게 하는 것은 노숙인의 인권을 무시하는 것입니다.무엇보다 노숙자들이 술을 마시지 않고 재활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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