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복 강릉시체육회 이사
▲ 이상복 강릉시체육회 이사
강릉시청 현관 벽에는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대회 사격 금메달 강주영,2014년 소치동계올림픽대회 쇼트트랙 금메달 심석희,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대회 태권도 금메달 오혜리 선수의 사진이 큼지막하게 전시되어 있는데 시민들은 한결같이 이들이 강릉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음을 고맙고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30만 명 미만의 소도시 중 세 개의 올림픽대회에서 금메달 입상자를 배출한 곳은 강릉시가 전국에서 유일하기에 시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2018 동계올림픽 빙상경기 개최도시인 강릉시민들은 심석희 선수가 지난 대회에 이어 금메달을 따 줄 것이라 믿으며 기쁜 마음으로 앞장서서 대회 준비에 참여했다.그런데 올림픽 개막을 20여 일 앞둔 지난해 1월 16일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하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했다.이 문제도 대통령이 다음 날 선수촌을 방문하였기에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여겨진다.심 선수는 이러한 힘들고 고통스러움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따면서 고향 강릉의 긍지를 높여 주었기에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난해 9월 조재범 전 코치는 2011년부터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이러한 처지에서도 항소하면서 합의서와 동료들의 탄원서를 받아 법원에 제출했다.심 선수는 이것을 반성의 기미가 없는 악어의 눈물이라고 보고,어쩌면 영원히 감추고 싶었던 악몽같은 성범죄 피해를 큰 용기를 내어 폭로하게 되었다.심 선수의 폭로로 성범죄 의혹의 중심에 선 조재범 코치는 심 선수를 6세 때부터 지도해 왔기에 절대 우월적 직위를 악용한 전형적인 ‘그루밍(Grooming) 범죄’ 의혹을 사고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연예인,예술계,종교계 등 에서 일어난 ‘# Me Too운동’이 이제는 사회 전반에 걸쳐 자연스럽게 전개되고 있다.‘나도 말한다’는 캠페인과 편안하게 상담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고 제보자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범죄를 예방하는 첩경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고위 법조인들이 조사받고 구속되는 등 정권과 여론에 따라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는 법조계도 못 믿는 세상이라지만,이번 사건을 계기로 엄정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지고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재발 방지 방안도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가해자에게는 중형 선고는 물론 관리·감독자의 책임소재도 분명하게 따져서 일벌백계토록 해야 할 것이다.가해자의 상훈 및 각종 혜택의 취소는 물론,정부와 관련기관·단체는 연대하여 피해자에 대한 치료프로그램 제공과 경제적 보상 대책도 마련하는 등 명확하게 법 개정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국가대표는 국위 선양을 목적으로 국가가 선발,소집하여 특정 장소에서 국가가 관리 감독하면서 훈련을 시키고 대회에 참가시키고 있는데,그 안에서 발생하는 범죄행위에 대해서 범죄 행위자만 법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옳지 않으므로 국가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심 선수가 얼마 전 “폭행을 당하면서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지금까지 살아있는 나 자신이 대견하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삼키며 가슴 아파하며 모두가 이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석희야,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충격과 트라우마 속에서도 굳건히 힘든 훈련을 이겨내며 대회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너를 우리는 응원한다.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구나.이제는 걱정하지 말아라.우리가 함께 할 것 이라고 약속한다.그리고 이제는 금메달을 꼭 따야겠다는 강박감 없이 즐기면서 운동해라.지금까지 잘 이겨왔듯이 이 시련을 잘 극복하여 고향 강릉을 기억하며 대한민국의 장한 딸로 세계만방에 이름을 떨치기를,너의 앞날에 행운과 함께 더 큰 영광이 있기를 기원한다.사랑한다.석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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