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일 전 강릉원주대 교수
▲ 김성일 전 강릉원주대 교수
주변을 보면 은연중에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며 더 여유로운 삶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그러나 여유로운 삶을 주로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생활과 같은 것으로 믿다보니 실제로는 여유가 거의 없는 분주하고 피곤한 나날이 계속될 뿐이다.간소한 생활은 이러한 과잉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필요한 것,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 있는 일,평온과 기쁨,사랑에 집중하는 것이다.

간소한 생활은 시간 여유를 만들 수 있다.집안에서 겹겹이 쌓여있는 옷이나 신발,식기,화장품,책,장난감을 찾거나 정리하면서도 많은 시간을 보낸다.더 적게 갖는다면 더 많은 시간을 자신이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할 일도 감소해 마음이 가벼워지고 너무 많아서 선택이 어려운 스트레스도 덜 수 있다.시간이 늘고 스트레스가 줄어들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활동을 함으로써 따분한 일까지도 잘 할 수 있는 활력을 회복할 수 있다.

또 간소한 생활은 꼭 필요한 것에 집중하고 광고나 선전에 흔들림 없이 낭비하지 않게 만든다.덜 구매하고 적게 소비하는 것이 충동구매와 과소비 및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며 절약하는 지름길이 된다.그리고 집안에 정리정돈이 잘 되어 공간이 생기면 생각에도 질서가 잡힌다.치우고 비우는 활동이 정신을 맑게 하고 마음의 안정도 가져다주며 분명히 후련한 느낌도 준다.물질적 소유와 정서,정신적 건강은 상관이 있다.불필요하거나 사용하지 않는 것,좋아하지 않는 것을 치우면 정신이 건강해진다.

더 적은 것으로 생활하면 가볍고 자유로워진다.우리가 소유한 물건들이 우리를 속박하고 과거에 얽매이게 하여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간소한 삶은 선택의 순간에 더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예를 들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도 쉽게 실행할 수 있다.물질적인 제약이나 걸리적거리는 조직 때문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그리고 해야 할 일에 여유를 만들게 되면 심신의 휴식을 취하며 스트레스도 덜 받고 기분도 더 좋아진다.

우리는 친구나 동료,이웃과의 경쟁에서 탈피할 때 관계를 개선하게 된다.인위적 꾸밈이나 과시가 없는 소박함이 진실한 관계와 우정의 기반이 된다.스마트폰에 수많은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며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기보다는 소수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자유와 해방감을 느껴보자.명품으로 자신을 치장하며 느낄 수 있는 특권의식도 시간이 지나면 타인의 시선을 늘 의식해야 하는 부담이 된다.간소하게 사는 것이 단조로운,무미건조한 삶을 의미하지는 않는다.소유보다 존재를 우선하는 것,더 많이 원하기보다 가진 것에 만족하며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것,양보다 질을 선호하고 인내할 줄 아는 것이다.

대체로 우리는 익숙한 행동을 기계적으로 계속하는 경향이 있다.이러한 타성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습관을 의식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면서 단순하고 간소하게 살기 위한 습관이 일상이 되도록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