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출석하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 21일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출석하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6·13 지방선거 당시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원희룡 제주지사가 벌금 150만원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21일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제갈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은 전직 국회의원 및 도지사로 당선된 적이 있어 공직선거법을 숙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범행에 이르렀고, 재선 도전하면서 사전선거운동을 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선출직 공무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원 지사는 최후변론을 통해 "더 꼼꼼하게 선거법 사항에 대해 챙기고 애매한 경우 해당 장소에 가는 걸 자제함으로써 쟁점화하는 것을 막았어야 했다"며 "이번 (재판을) 계기로 해서 선거와 관련해 더 엄격하게 챙기고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현명한 판단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원 지사의 선고공판은 오는 2월 14일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30일 원 지사를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기소했다.

원 지사는 6·13지방선거 예비후보 신분이던 지난해 5월 23일 서귀포시 모 웨딩홀에서 열린 모임에서 15분가량 음향장비를 이용해 청년 일자리 등 주요 공약을 발표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다음 날인 같은 달 24일에도 제주관광대에서 대학생 수백명을 대상으로 주요 공약에 대해 발언했다.

검찰은 6·13지방선거 선거운동 기간이 5월 31일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들어 그 이전에 지지호소 등 선거운동을 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검찰은 지방선거 당시 상대 후보 측이 고발한 뇌물수수와 허위사실 공표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제주도는 1995년 시작된 민선 선출직 지사 4명 전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1995년 6월 27일 지방선거에서 민선 1기로 당선된 신구범 지사는 선거법 위반으로 8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지사직은 그대로 유지됐다.

2002년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는 우근민 지사가 당선됐으나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우 지사는 2004년 4월 대법원에서 벌금 300만원의 형이 확정돼 지사직을 상실했다.

김태환 전 지사는 우 전 지사의 잔여 임기를 채운 뒤 2006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역시 선거법을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김 지사는 1·2심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6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이 위법하게 수집한 수사기관의 증거물은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에 따라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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