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도별 수능성적 비교금지
도교육청 “수능성적 비교기준
개별적 특성 반영 안돼 무의미”
학부모 등 “성적 파악·분석돼야
교육정책 수립·정시확대 대응”
교육부 심의서 이행여부 결정

최근 몇년간 강원도 교육현안으로 학력저하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 교육청이 시도별 수능성적 비공개를 추진,논란이 일고 있다.

시도별 수능성적이 발표될 경우 학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중등교육이 입시중심으로 치우치게 되면 진정한 교육목표 실현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에서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수능성적 비교가 알권리의 문제라는 주장과 함께 수능성적 비공개는 교육당국의 책임회피라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17일 대전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교육과정의 정상화를 저해하는 시도별 수능성적 비교발표를 금지하는 안건을 제안,통과됐다.이에 따라 수능성적 비교발표 금지 안건은 교육부 심의를 거쳐 3개월안에 이행여부가 결정된다.그동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전국 시도별 수능성적 분석자료를 2011년부터 상위 30개 시군 기준으로,2016년부터 17개 시도별 분석자료를 발표하고 있다.강원도는 기준이 적용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수능성적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도교육청은 수능성적 지역별 비교발표가 학생들의 문제 해결력과 창의성,융합적 사고력 함양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을 저해하고 입시중심의 경쟁구도를 재생산한다며 불만을 표시해왔다.또 학생의 다양한 능력을 교육과정 중심으로 선발하는 수시전형에서 수능의 역할이 축소됐음에도 수능성적 만으로 시도간 학력을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야간 자율학습과 획일적인 보충수업,수능 반영 교과목에 편중된 교육과정 편성 등의 문제도 있다고 분석했다.특히 수능성적 비교기준에 학생과 학교의 개별적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교육적으로 의미있는 분석자료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과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성적을 제대로 파악해야 그에 맞는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한 학부모는 “지역별로 수능성적 차이가 없다면 시도별 비교가 무의미하지만 강원도가 3년 연속 수능성적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한 상황에서는 시도별 비교는 유의미하다”며 수능성적 비공개 추진을 반대했다.또다른 학부모도 “성적 저하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하려 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며 “오히려 해당 조사를 구체화해 더 세부적으로 성적 분석을 진행해야 도내 학생들의 학력저하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도 교육청별로 교육감에 따라 탄력적인 교육정책이 실현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평가를 위해서는 시도별 성적비교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도내 한 진학지도 교사는 “도내 아이들 수능 성적이 떨어지는 것이 극명한 사실”이라며 “지역별 성적비교 자료가 공개됨으로써 오히려 추후 정시 확대방침에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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