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음주운전법이 강화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술에 관대하다.폭력싸움도 잔혹한 성폭행도 술만 관여되면 심신미약으로 인정이 되고 술 한잔에 운전대를 잡았다가 남의 인생을 지옥으로 몰아넣어도 벌금 몇 백만원이 고작이다.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사람들의 술에 대한 경각심은 여전하다.우리가 이렇게 술에 관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마천은 ‘사기’에서 잘 마시면 약이 되고 잘 못 마시면 독이 된다고 하였다.사마천은 술이 가진 의미를 세 가지로 정의했는데,첫째 술은 과거와 현재,조상과 후손을 이어주는 매개라고 했다.이것은 술이 인간의 이성보다는 감성,즉 이성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삶과 죽음의 문턱을 감성으로 드나들 수 있음을 이야기 한 것으로 보인다.둘째 술은 상하 간에 관계를 돈독하게 맺어준다고 했다.임금과 신하,상사와 부하,그리고 친구사이에도 술이 없으면 그 관계가 돈독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그리고 셋째,술은 갈등과 반목 관계를 풀어준다는 것이다.아무리 심한 갈등도 술을 매개로 용기를 내어 화해를 할 수도 있고 오해를 풀 수도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사마천은 마지막으로 술을 통해 좋은 일이 있을 수도 있지만 술 때문에 패가망신할 수도 있으니 함부로 마시지 말라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리스로마에서 나오는 디오니소스는 술의 신이다.제우스와 인간 세멜레 사이에서 잉태되었지만 헤라의 질투와 계략으로 세멜레는 죽고 그는 제우스의 허벅지에서 키워져 열 달을 채웠다.그래서 그는 죽었다 살아나기를 거듭하는 부활의 신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죽었다 살아나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거듭 탄생하는 자’라는 뜻의 폴리고노스라고도 불렸고 헤르메스처럼 저승을 마음대로 출입해대는 바람에 ‘헤르메스 크노니오스’ 즉 저승의 헤르메스라는 별명이 붙어있기도 하다.

언제나 술자리가 많다.술이 가진 좋은 뜻을 이해하고 잘 이용하면 더 없이 좋은 관계와 한해를 마무리할 수 있겠지만,술로 인해 남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마저 파멸로 이끄는 음주운전과 같은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 말아야겠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