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속철·정선알파인,부처 경직성과 불통으로 장기 표류

춘천~속초동서고속철도와 오색케이블카 등 도 현안 사업이 정부 부처 간 엇박자로 장기 표류하고 있습니다.특히 일부 사업은 특정 부처가 고의적으로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됩니다.정선알파인경기장으로 대표되는 올림픽시설 존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정부 관계자의 말이 계속 바뀌는가 하면 주민들의 반발 수위에 따라 입장이 달라지면서 갈등의 골이 커지고 있습니다.이런 현상이 반복되는 건 정부와 도,정치권,지역사회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정부와 지역사회의 신뢰구축에도 악영향을 줍니다.정부 부처의 갈지(之)자 행보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설악산을 통과하는 동서고속철도가 또다시 환경부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환경부는 미시령터널 하부로 통과하는 철도노선이 백두대간 보호지역 뿐 아니라 설악산국립공원의 공원구역,상수원보호구역을 관통한다며 우회하는 노선을 검토해 달라고 강원도에 통보했습니다.‘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요구’ 문건을 받아든 도는 난감한 입장입니다.환경부의 요구가 부처 간 이해충돌로 번질 수 있는데다 예산이 추가 소요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환경부의 안을 수용할 경우 총연장은 92.5㎞에서 101.5㎞로,사업비는 2조992억원에서 2조2539억원으로 1500억원 이상 늘어납니다.이뿐만이 아닙니다.주민설명회 등의 문제로 사업 착수시기가 최소 반년 이상 늦춰지게 됩니다.오색케이블카처럼 미궁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선알파인스키장은 정부부처의 경직성과 불통행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됐음에도 완전복원을 강조하다 스스로 깊은 수렁에 빠진 꼴이 됐습니다.산림청이 뒤늦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백지상태에서 알파인경기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하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해법인지 알 수 없습니다.처음부터 지역사회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할 사안을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려 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습니다.

도 현안이 기약 없이 표류하는 건 막아야 합니다.정부도 각 현안사업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갈등과 이견을 조정하고 관리하는데 힘을 쏟아야 합니다.국무조정실이 알파인경기장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한건 그나마 다행입니다.정부는 이 사안뿐아니라 동서고속철도와 오색케이블카문제에 대해서도 적극 나서야 합니다.대통령이 약속한 사안을 정부 부처가 가로막는 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나무만 볼 것이 아니라 숲을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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