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석 강원대 통일강원연구원장
▲ 김기석 강원대 통일강원연구원장
2월9일부터 11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평화축제의 한마당 ‘2019 평창평화포럼’이 열린다.이 포럼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세계의 평화활동가와 전문가들이 모여 한바탕 토론과 축제의 한마당을 펼치게 되는 것이다.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1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평창포럼은 몇 가지 측면에서 작년에 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우선 개최 기간이 1주일로 길어졌을 뿐 아니라 행사기간을 ‘피스위크(Peace Week)’로 선포해 올림픽 정신의 유산을 계승한다는 애초의 취지 뿐 아니라 그것을 ‘평창 평화정신’으로 발전시켜 한반도를 넘어 세계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평화대축제로 승화시킨다는 것이다.

연장선상에서 평화주제 이외에도 장애와 지구인류로 논의의 영역을 확대했고 그에 따라 구성도 평창평화포럼 뿐 아니라 평창장애포럼,평창지구인류포럼으로 다양화했으며 피스콘서트를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시작을 알렸던 삼지연관현악단의 연주회를 회고하는 기회도 가진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나 명망가 중심의 수준 높은 토론만을 지향하는 대부분의 포럼들과 달리 평창평화포럼은 올림픽의 궁극적인 주인은 자원봉사자로,현장의 관중으로 또는 TV 시청 등으로 참여한 전세계의 시민들임을 잊지 않고 평화 트레인을 운영해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할 뿐 아니라,청소년 모의유엔대회를 개최해 이러한 평창의 정신이 다음 세대에게도 전달될 수 있도록 토론과 성찰의 장을 마련해 주는 등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된 지 겨우 1년이 지났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은 먼 옛날의 이야기였던 것처럼 잊혀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시작돼 2017년 말까지도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장정이 시작되었다는 사실도 생각처럼 부각되지 못했다.돌이켜보면 분명 그것은 강원도민들이 18년여에 걸쳐 땀과눈물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온갖 역경과 논란을 딛고 힘겨웠지만 성공적으로 개최해 낸 성과물이었음에도 말이다.

올림픽이 평화와 화합의 상징이라는 점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지만 그것이 이처럼 핵전쟁의 무시무시한 위험성을 대화와 화해 그리고 평화의 정착을 위한 새출발이라는 구체적인 성과로 전환시킨 성과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음에도 말이다.

금년 평창포럼의 기획들은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이 포럼을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향후 강원도의 미래를 책임지는 세계적인 대표포럼 중 하나로 발전시키겠다는 원대한 의도를 담은 것이다.스위스의 다보스 포럼처럼 말이다.쉽지는 않겠지만 향후 한반도의 비핵화가 달성되고 동아시아에 평화체제가 정착된다면 평창동계올림픽은 그 평화가 시작된 출발점으로서의 위치를 점할 것이고 평창과 강원도는 ‘동아시아 평화의 메카’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동계올림픽이 마중물이 되어 강원도는 장기적인 도약과 발전의 토대가 되는 귀중한 상징적 자산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주변의 누구도 알아서 그런 위상과 상징적 위치를 만들어주지 않는다.강원도와 도민 스스로가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다.평창포럼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물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다보스 포럼을 벤치마킹한 전세계의 수많은 포럼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하지만 동계올림픽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접목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하고 있는 강원도는 훨씬 큰 잠재력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도민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야말로 그런 잠재력을 실질적 성과로 치환시킬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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