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부터 5일 간의 설 연휴가 시작된다.설은 추석과 함께 민족 최대 명절이다.두 명절을 통해 민족의 대이동이 이뤄진다.거의 국민의 절반 이상이 고향을 찾거나 헤어져 지내던 가족과 친지를 만난다.생활환경이 달라지면서 고향에 대한 생각도 변하고 있다.고향하면 농촌마을이 연상되고 언제나 변함없이 달려 나와 반겨주는 어머니를 떠올리게 된다.고향은 그 어머니의 품과 같은 정서를 갖는 것이다.

요즘은 명절 연휴를 이용해 가족단위 해외여행을 하는 경우도 많다.어쨌든 설날 명절하면 생활 전선에서 잠시 일손을 멈추고 고향을 찾는 의미가 크다.한동안 잊고 지낸 이웃과 친지를 만나면서 소원해진 연대의 끈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명절은 단순한 만남의 기회를 넘어서 점차 잊혀가는 전통의 문화를 반추하고 되살리는 의미가 가볍지 않다.고유의 의복을 차려 입고 사라져가는 맛을 음미할 기회다.

이웃나라 중국도 명절을 지내는 풍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설날과 추석을 가장 큰 명절로 지내는 것도 닮은꼴이라 하겠다.중국도 해마다 이 무렵이면 엄청난 유동인구가 발생한다.국토의 면적이나 인구가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지만 명절을 쇠는 의미는 대동소이하다고 할 수 있다.일시에 대규모 유동인구가 발생하면서 연휴를 전후 특별수송기간을 정해 원활한 소통에 애쓰는 것은 두 나라가 마찬가지다.

중국은 ‘춘윈(春運)’이라고 해서 설 연휴 특별수송기간을 운영하는데 올해 연인원 30억 명 가량이 고향을 찾을 것이라고 한다.거의 전체 인구의 두 배에 이르는 인구이동이 이뤄진다는 것이다.실제 춘제(春節) 연휴는 2월4일부터 10일까지 이지만 춘윈은 지난 21일 시작됐다고 한다.이렇게 시작된 특별수송기간은 3월1일까지 총 40일 간 운영되는데 항공 열차 선박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여객수송에 나선다.

이럴 때 교통은 일부여행객이 아니라 전 국민의 문제다.국가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이유다.삶의 기본요건을 의식주(衣食住)라 하는데 중국은 교통을 더해 ‘의식주행(衣食住行)’이라는 말을 쓴다.교통을 의식주의 버금자리에 놓은 것이다.강원도의 오랜 현안도 바로 교통이다.마음의 거리,물리적 거리 좁히는 게 소통이요 교통이다.이번 명절을 통해 더 절실해진 인적·물적 소통의 의미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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