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춘 원주우체국장
▲ 이용춘 원주우체국장
행복!우리가 하루에도 몇 번씩 쓰는 말이다.그럼에도 행복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행복이 무엇인지,어떻게 하면 행복해지는가에 대한 답은 아마 영원한 숙제이리라.‘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잖아요’란 유행가 가사가 행복의 모호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철학자 플라톤은 행복의 조건으로 먹고 입고 쓰고 싶은 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재산,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에는 약간 모자라는 용모,절반 정도의 사람들만이 알아주는 명예,겨뤄서 한 사람에겐 이기고 두 사람에겐 질 정도의 체력,연설을 들은 청중의 반은 손뼉을 치지 않는 말솜씨 등 다섯 가지를 들었다.

행복은 완벽함이 아닌 조금은 부족함에 있는 것으로 보고 모자라는 것을 채워가는 과정이 행복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칸트는 ‘할 일이 있고,사랑하는 사람이 있고,희망이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하다’고 했다.시인 나태주는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을 행복이라고 했다.공통적으로 행복은 완전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소함에,부족함속에서도 찾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집배센터 우편물분류작업장은 구역별로,또는 개인별로 갖고 나갈 소포를 구분하는 곳으로 오전 일곱 시 반부터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킬로그램의 가벼운 것부터 삼십 킬로그램 가까이 나가는 무거운 소포를 분류하다 보면 여름에는 온 몸이 땀으로 젖고,추운 겨울에도 이마에 땀이 맺힌다.업무에 열중하는 동료 직원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악수를 하고,수고한다는 말을 건네면 반갑게 맞아준다.인사를 받는 사람보다 오히려 내 자신이 더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진다.삼삼오오 모여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빼 먹는다.사는 이야기 나누면서 함께 마시는 커피나 음료수는 꿀맛이다.며칠 전에는 새내기의 ‘날씨가 추우니 국장님도 감기 조심 하세요’란 진심이 깃든 말을 듣고 순간이었지만 황홀했다.

1938년부터 하버드대학은 700여명의 남성을 추적해 행복의 조건을 연구했다.그 결과는 ‘사람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부와 명예가 아니라 좋은 관계’였다.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끊임없이 관계를 가지면서 살아간다.그렇다면 삶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나와 가족 나와 친구 나와 직장 같은 관계,즉 사이(between)에서 행복을 찾아야 할 것이다.요즘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다.주인공은 하나같이 전보다 행복하다고 한다.자연과의 관계에서 행복 찾기에 성공한 사람들이다.신앙인은 신과의 관계에서 행복해 한다.가족,친구,직장,자연 등 대상이 무엇이든 좋은 관계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대단한 삶이 아니어도 주변의 사람들과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아껴주며 사는 것이 결국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평범하지만 꼭 되새겨 볼 말이다.행복은 무지개 너머에 있지 않다.지금 주위에 있는 분들과 좋은 관계를 가지면 그게 바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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