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외 지역 첫 의심 사례, 설 전 전국 확산 기로
충북도 “안성 쪽과 역학관계 없어”…신고 농장과 인근서 살처분

31일 충북 충주에서 구제역 의심 사례가 나타나면서 경기도 안성의 방어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충북 충주의 한 한우 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8일과 29일 경기도 안성의 농가 2곳에서 잇따라 구제역이 발생한 후 첫 의심 사례이자, 구제역으로 확진될 경우 경기 안성 이외 지역으로의 첫 확산이기도 하다.

충주의 한우 농가는 안성 지역의 구제역 감염 농가 2곳과 역학관계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혈액 정밀조사 결과 자연에 떠도는 구제역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 항체가 충주 농가의 소에서 검출된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구제역이 산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농가는 31일 오전 10시 20분께 11마리의 한우 중 1마리가 침 흘림과 콧등 수포 같은 구제역 임상 증상을 보여 충주시청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간이 키트 검사에서는 ‘O형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역 감염 여부에 대한 확진 판정 결과는 이날 밤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 관계자는 “추가로 조사해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안성의 구제역 발생 농가와 충주 농가 사이에는 역학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도는 작년 9월 이 농가에 공수의사를 보내 구제역 백신을 접종했다.

구제역 예방백신 접종은 6개월 단위로 이뤄지는데, 이 농가의 경우 아직 재접종 시기가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는 초동방역팀을 보내 이날 중 이 농장의 소 11마리를 긴급 살처분하기로 했다.

또한 이 농장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안쪽에 있는 2개 농장의 소 38마리도 구제역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예방적 살처분할 계획이다.

의심 신고를 한 이 농가 입구와 이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3㎞ 안쪽에는 차량·가축·분뇨 이동을 통제할 초소가 설치된다.

도는 진천·음성 지역의 소·돼지 23만5천 마리를 대상으로 긴급 예방접종을 마친 데 이어 이날 중 충주를 포함, 나머지 9개 시·군의 가축 53만9천 마리에 대한 백신 접종을 끝내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 농가에 초동방역팀을 보내 사람과 가축의 이동을 통제하는 긴급 방역 조치에 들어갔다. 구제역으로 확진되면 가축전염예방법 등에 따라 필요한 방역 조치를 할 방침이다.

설 명절 연휴를 불과 이틀 앞두고 안성 외 지역에서 구제역 의심 사례가 나오면서 전국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농식품부는 당초 이날까지 경기도와 인접한 충남·충북·대전·세종 지역에 긴급 백신 접종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접종을 마치기 전에 충북 충주에서 구제역 의심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1시 현재까지 긴급 백신 접종을 마무리한 곳은 안성과 맞닿은 경기도 이천·용인·평택, 충남 천안, 충북 진천·음성 등 6개 시·군으로, 이번에 의심 사례가 나온 충북 충주는 접종 완료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설 명절 기간 차량과 사람의 이동이 많아져 구제역 전파 우려가 있는 만큼,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백신 접종을 조기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제역 백신 접종이 누락되는 곳이 없도록 민·관 합동점검반 51개 반을 꾸려 접종대상 지역 51개 시·군의 백신 접종을 독려하면서 접종 상황을 철저히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접종 인력이 모자란 곳은 지역 동물병원 수의사를 모두 동원해서라도 백신 접종에 힘을 쏟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백신 접종은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한 만큼 모든 방역관계자와 축산 농장은 필살의 각오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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