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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변화, 강릉의 ‘길’

최동열 2019년 02월 13일 수요일
▲ 최동열 강릉본사 취재국장
▲ 최동열 강릉본사 취재국장
“남∼북 간 동해선 철도가 연결되고,‘강호축’ 철도가 완성된다면 강원도는 기회의 땅이 될 것 입니다.” 지난 9일 강릉 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1주년 대축제 현장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는 강원도 ‘길’의 변화상에 희망의 ‘방점’을 찍었다.

이 총리가 언급한 ‘강호축(江湖軸)’은 강릉∼목포(513㎞)를 잇는 철도다.한반도 남한 땅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른다.강호축 철도연결은 청주공항∼제천(87.8㎞) 간 충북선 철도 고속화사업이 성사되면서 현실화됐다.

정부는 최근 충북선의 시속 120㎞ 저속철도를 230㎞ 고속철로 전환하는 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했다.오는 2026년 사업이 완료되면 호남선,강릉선 KTX와 연계해 목포∼강릉까지 환승없이 3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다.강호축이 개설되면,우리 국토는 기존의 경부축과 함께 X선 국가 대동맥 체제를 새롭게 갖추게 된다.그동안 소외됐던 강원,충청,호남지역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게되는 것은 불문가지다.

동계올림픽으로 KTX강릉선 개통의 꿈을 이룬 강릉으로서는 이제껏 없었던 광역 교통의 허브 지도를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더욱 크다.‘허브(hub)’라는 말이 원래 자전거 바퀴살이 모이는 중심축을 의미한다고 할 때,최근 교통망 변화상이 꼭 그 같은 모양새다.

강릉으로 이어지는 동해∼삼척∼포항(178.7㎞) 동해중부선 철도 전철화 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된 것도 낭보다.포항∼삼척 철도는 지난해 포항∼영덕 구간(44.1㎞) 1단계 개통에 이어 내년 개통을 목표로 영덕∼삼척 구간(122.2㎞)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그러나 이 철도는 시대적 요구에 동떨어진 비전철노선이다.전철화를 통해 기존 100㎞대에 불과한 열차 속도가 시속 200㎞ 수준으로 빨라지면 부산·울산·경남 및 대구·경북권과 강원도 연결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돌이켜보면 동해안은 ‘길’로 인해 낙후를 면치 못한 곳이다.길이 열악하다보니 ‘먼 곳’ 이라는 인식이 고착화됐고,현실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길이 없으면 안전하다’는 무도즉안전(無道則安全)이 상식으로 통했던 조선시대 민초들의 고충을 헤아려 대관령에 우마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닦았다가 나중에 외적이 침입하는 통로가 됐다는 이유로 사후(死後)에 부관참시의 극형을 당한 관찰사 고형산(1453∼1528년)의 이야기는 험하고 먼 ‘강릉 길’의 아픔을 대변한다.

앞으로 남북교류의 순풍을 타고 강릉∼제진(고성)을 잇는 동해북부선 철도까지 개설돼 일제강점기 이래 80년 숙원이 해결된다면,강릉은 역사 이래 반복돼온 아픔을 뒤안길로 돌려세우고 교통 허브 입지를 확대 구축하게 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있다.바닷길이다.육상 교통망 확충으로 물류 활성화 기대가 커지고 있으나 물류 교역에서 해운의 중요성은 요지부동이다.미국 국제전략연구소(CSIS)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으로 육상과 해상의 신(新)실크로드 구축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음에도 최근 중국∼EU 간 수출입 물동량 중 해운 비중은 94%에 달한다.철도 운송은 0.9%에 그쳤다.지난 10년간 변화에서도 철도 보다는 해운 증가율이 오히려 높았다.

육상으로 자전거 바퀴 부챗살 교통망 완성 기대를 키우고 있는 강릉이 항만과 연계되는 바닷길을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가 자명하다.강릉시가 남북교류 활성화에 대비해 북방물류 거점도시 선점을 위한 다각적 노력을 펼치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강릉항이나 옥계항의 항만 인프라를 확충하거나 인근 동해항 등과의 연계 활성화 대책을 세우는 준비 작업이 필수적이다.‘길을 내는 자는 흥하고,성을 쌓는 자는 망한다’고 했으니 ‘강릉의 길’을 계속 열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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