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둥그런 산에 산다

나무와 밭으로 뒤덮인 산,

숲에서 나온 물줄기는 밭을 가로질러 산 아래 들판으로 흐른다

가끔은 구름이 네 오두막을 감싸기도 한다

내 산엔 산 같은 무덤들이 있다

아버지 어머니도 산에 묻혔다

아버진 말이 없는 분이셨다

얼굴을 본 기억이 없는 어머닌 노래를 잘 부르셨다고 한다

이제 출산 날이 다가온 아내의 배를 보니

무덤을 참 많이 닮았다

유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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