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횡성 양계장 화재 현장
조립식패널 구조 3개동 전소
닭 10만마리 하루아침에 폐사
최근 6년간 축사화재 210건

▲ 13일 횡성군 횡성읍 반곡리의 한 양계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꺼졌다 재발화해  119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 13일 횡성군 횡성읍 반곡리의 한 양계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꺼졌다 재발화해 119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역대급 폭염과 올 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 고비에도 살아남은 닭들이었는데…”

횡성에서 4만9586㎡(1만5000평) 규모의 양계장을 30년 넘게 운영 중인 농장주 이모(55)씨는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한 농장을 지켜보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13일 오전 3시쯤 횡성군 횡성읍 반곡리 소재 양계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 22대의 장비와 소방관과 의용소방대 등 88명의 인원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이 불은 이씨가 애지중지 키워오던 닭 10만여마리와 양계장 3개동 등 건물면적 1240㎡(375평)를 모두 태우고 3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난 양계장 건물은 조립식 패널 구조여서 불길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화재당시 숙소에서 자던 외국인 근로자 등 11명이 한밤중 불난리 속에서 긴급대피했다.그나마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본지 취재진이 찾은 화재현장은 참혹했다.화재가 난 양계장 입구에 들어서자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고 눈도 따끔거렸다.양계장 인근에 위치한 1만2000여개의 달걀을 보관하는 창고에도 불이 번져 건물 곳곳에 불길에 그을린 흔적이 역력했다.안쪽 양계장으로 들어가자 화재피해는 더 심각했다.타지않는 건물의 철근만 제외하고 지붕까지 모두 타버려 이곳이 어떤 곳이었는지 짐작이 어려울 정도였다.

농장 관계자는 “30년간 가꾼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잿더미가 됐다”며 “그동안 힘든 고비를 잘 넘긴 닭들이 화재로 하루아침에 모두 폐사해 눈앞이 깜깜하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해냈다.이날 양계장에서는 진화된 지 7시간이 지났지만 사육동 잔해 사이로 연기가 피어오르며 오후 한때 119가 출동해 재발화를 막기위한 진화작업을 벌이기도 했다.소방당국과 경찰은 현장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화재원인과 재산피해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최근 6년(2013~2018)간 도내에서 발생한 축사화재는 총 210건으로,총 53억30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원인별로는 접촉불량,노후배선,누전,미확인 단락 등 전기적 요인이 65건(42.8%)으로 가장 많았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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