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정은 김정은에 달려, 약속 이행해야”…‘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 강조
“금주말 2차 정상회담 준비팀 아시아로 출발”…실무협상 곧 재개 전망
“2차 회담서 가능한 한 멀리 가는게 목표…싱가포르 합의사항 각각에 대한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미 협상과 관련해 “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또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준비 작업을 위해 이번 주말 미국팀이 다시 아시아에 파견될 것이라고 언급, 실무협상의 재개를 예고했다.

동·북유럽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13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진행한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와 14일 미국과 폴란드 공동주최로 열린 ‘중동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서의 일문일답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2차정상회담을 10여일 앞둔 시점에서 조건부로 나마 협상 결과에 따른 제재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아보인다. 추가 실무회담에 앞서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실행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이 ‘좋은 결과’에 해당하는 충분한 실행조치에 나선다면 제재 완화에 전향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제재 문제와 관련해 “제재들을 완화하는 데 대한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나는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결정을 하는 것은 김 위원장에게 달려 있을 것”이라며 “그는 우리에게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말해왔으며, 지금은 그가 이를 이행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제재완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대한 검증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는 점도 내비쳤다.

폼페이오 장관은 ‘주한미군 사령관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래 북한의 군사적 능력이 변화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가운데 북한이 비핵화를 완수하겠다고 한 약속을 확신하는가’라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우리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그렇게(비핵화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는 말을 해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가 그렇게 하는지를 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가 그렇게 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뢰하라 그러나 검증하라’는 대(對) 소련 군축협상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협상 구호로 유명한 문구이기도 하다.

이어 “우리가 그걸 하는(검증하는) 시점까지는 북한을 제외하고는 모든 나라가 지지해온, 전 세계가 (북한에 대해) 부과해온 제재는…”이라며 “모든 나라는 이것(대북 제재)이 세계를 위한 최상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여겨왔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제재를 언급하면서 ‘미국의 제재, 유럽의 제재가 아닌 유엔 안보리 결의’라고 부연했다.

그는 ‘먼저 완전한 비핵화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 뒤 제재를 해제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즉답은 하지 않은 채 “지난 수년간 미국은 북한과 협상을 해왔지만, 우리가 한 것은 확인도 안 하고 무턱대고 물건을 사는 일이었다”라고 비유하며 “우리는 우리가 뭔가를 할 것이라고 얘기하고 나서 그들에게 아주 많은 양의 뭉칫돈을 건네거나, 경수로 건설에 합의해줬다. 그리고 북한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전임 정권들의 대북 협상 실패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관여 정책을 통해 상당 기간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유해 발굴절차 착수 등을 이뤄냈다며 “이는 괄목할만하게 좋은 결과이며, 이제는 우리가 비핵화에 대한 조치를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이다. 그리고 나는 이번 정상회담이 이러한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차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에서 “가능한 한 멀리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비핵화 조항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긴장 완화 및 군사적 리스크 완화 문제를 발전시키고 리스크를 제거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분명히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를 어떻게 창출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해나갈 것”이라며 “그렇다. 이는 전적으로 우리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검증 가능한 방식의 최종적이고 완전한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우리의 목표에 대해 명백하게 분명히 해왔다”며 2차 정상회담을 통해 “진짜 진전을 이뤄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무엇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두 나라(북미),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4가지 주요 조항 각각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이뤄내기를 희망한다”며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 ▲ 비핵화 ▲ 북한 주민을 위한 더 밝은 미래 창출 노력 등을 꼽았다.

이어 “이들 조항 각각에 대한 진짜 진전을 이뤄내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며 “두 지도자(북미 정상) 역시 그렇게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어떠한 가시적 진전을 보길 원하느냐는 추가 질문에 “구체적 내용에 관해 이야기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우리는 많은 협상에 참여해왔고, 이 가운데 전부 알려졌던 건 아니고 최근 들어 상당부분 알려지게 됐다”며 “우리의 두 팀에 의해 이러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여러분도 보고 있는데, 한 팀이 정상회담 준비를 계속해 나가기 위해 이번 주말에 다시 아시아로 떠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바에 관해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부 대미 특별대표 간 지난 6∼8일 ‘평양 담판’에 이은 추가 실무협상이 내주 아시아에서 다시 열릴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인권 유린 문제와 관련, 진행자가 ‘우려하는 바가 아닌가’라고 묻자 “전적으로 우려하는 바”라고 답한 뒤 “우리는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 (인권 침해가 일어나는) 다른 모든 나라에서의 인권 침해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방식 그대로 매우 자주 그들(북한)과 이야기하고 있다”며 “우리는 많은 목표를 갖고 있으며, 그것들(목표들)은 복잡하다. 우리는 모든 목표를 달성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서는 새로운 핵 합의 협상을 위해 12개의 요건을 제시한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협상의 전제조건을 따로 제시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는 북한과 이란의 상황이 매우 다르다는 걸 분명히 해왔다”면서 “북한은 (이란과) 매우 다르게 행동한다. 그들은 예멘을 불안정하게 하지 않으며 시리아를 불안정하게 하지 않는다. 그들은 거대한 암살 작전을 전개하지 않는다”며 그러기 때문에 미국의 문제해결 접근 방식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오늘날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무기,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처리해야 한다고 한 위협이다.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나기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