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부족 폐광지 공간재생
사진·영상 전시 등 교류 초점
이혜진 대표 고향 고한읍
빈 점포 리모델링해 탄생
폐광지역 전반 사진 기록
정부 등에 판매 수익창출

▲ 은혜슈퍼
▲ 은혜슈퍼
▲ 빈 점포로 남아있던 은혜슈퍼(사진 위)를 리모델링 해 들꽃사진관 문을 열었다.
▲ 빈 점포로 남아있던 은혜슈퍼(사진 위)를 리모델링 해 들꽃사진관 문을 열었다.
강원도 폐광지역의 빈 동네 슈퍼가 20대 청년창업가를 통해 사진촬영과 관광이 융합된 사진관으로 다시 문을 여는 등 마을주민들과 창업가가 상생하는 공간재생 창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정선 고한읍에 위치한 들꽃사진관(대표 이혜진)은 지난해 말 문을 연 스튜디오로 폐광지역의 공간재생을 목적으로 창업했다.정선이 고향인 이혜진(27) 대표가 지난해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폐광지역 공간재생 지원사업’을 통해 만든 사업체로,정선 고한읍에 위치한 유일한 사진관이다.이 사진관은 얼마 전까지만해도 문들 열지 않는 ‘은혜슈퍼’라는 빈 동네가게였다.탄광이 존재했을 당시 은혜슈퍼는 주변 골목의 유일한 가게였지만 폐광이후 광부들이 사라지고 근근이 운영돼 오다 2016년부터 빈점포로 남게 됐다.

▲ 이혜진 들꽃사진관 대표
▲ 이혜진 들꽃사진관 대표
은혜슈퍼가 빈 점포가 된 이후 마을 사람들은 서울 연남동과 성수동을 견학하면서 동네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마을만들기에 힘을 모았다.이런 가운데 이혜진 대표가 문을 닫은 은혜슈퍼의 주인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과 논의한 뒤,은혜슈퍼를 새로운 사진관으로 리모델링하게 된 것이다.이처럼 이 대표가 고향에서 창업하게 된 이유는 어린시절 지역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이 대표는 “서울 친구들과 함께 쪽방촌에서 연탄을 나눠주는 봉사활동을 한 적 있는데 친구들이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는 집이 있다는 것에 의아해 했다”며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정선의 탄광 풍경과 광부의 기억이 사라지고,더 나아가 폐광지도 없어질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오늘의 들꽃사진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사업체 이름을 ‘들꽃사진관’으로 정한 이유도 창업계기를 담고 있다.‘탄광의 흔적 속에서 피어나는 들꽃처럼’이라는 뜻으로,이 대표가 청년인구가 부족한 폐광지 주변 빈 점포를 재생해 고향의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포부가 담긴 것이다.

포부와 더불어 사업성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들꽃사진관을 단독 사업 외에도 최근 결성한 ‘18번가 스튜디오 협동조합’을 통한 수익창출 모델로 향후 3년간의 매출성장계획이 구성됐기 때문이다.청년 사진작가인 이혜진 대표는 마을재생활동가인 김진용씨,영상분야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영화제작소 ‘눈’의 강경환 대표와 함께 협동조합을 구성해 지자체,지역공공기관과의 연간 및 행사별 사진·영상을 수주받는 홍보 스튜디오를 운영하고,기존에 계획한 마을사진관도 병행해 운영한다는 사업계획을 수립·시행 중이다.

또 기록스튜디오 사업으로,폐광지역 전반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정부와지자체,박물관을 상대로 판매에 나서는 수익창출 모델도 구축되고 있으며,청소년과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한 사진촬영 및 영상제작교육과 전시·상영회도 추진 중이다.이 밖에 실외 사진촬영사업도 고한읍의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도 집중하고 있다.마을 자체를 스튜디오화 한 것으로,개인스냅 촬영이나 웨딩촬영 장소를 정선 고한의 폐광지로 선정,모객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사업 추진으로 이 대표가 창업당시 계획한 올해 예상 사업매출은 한달 평균 460만원이다.실내촬영,실외촬영,홍보스튜디오,아카데미 교육 등 4개 사업분야에 9개 종류의 서비스를 통해 한달평균 125건의 업무가 추진될 계획이다.또 내년인 2020년에는 총 업무 건수를 136건으로 늘리는 등 단가가 높은 웨딩과 관광사진을 포함한 실외활영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한달평균 690만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이 대표는 “들꽃사진관이 단순하게 사진을 촬영하는 곳이 아니라 지역과 주민들을 서로 알아가는 따뜻한 공간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관호 gwan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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