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진 OFF] 홍천 내촌면 동창마을
조선 중종 때 대동미 창고
영서내륙 교통중심지 역할
김덕원 의사 4·3 거사 주도
수 천명 인파 팔열각 집회
일제 헌병 발포 8열사 순국
내달 1일 만세운동 재현
척야산 문화수목원 조성

동학군의 마지막 격전지이자 3·1 독립만세운동을 불붙인 곳.바로 홍천군 내촌면 물걸1리 동창(東倉)마을이다.동창마을은 조선 중종 때 대동미 수집창고가 위치한 곳으로,홍천의 동쪽에 있다고 해 동창마을이라 불린다.100년전 이곳에서는 3·1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지금은 시골의 조그마한 마을이지만 당시에는 서울과 영동을 잇는 영서 내륙의 교통중심지였고 강을 이용한 물류 운송도 활발했다.이는 대동미 창고인 동창이 있었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100년전 만세운동의 뜨거운 현장인 동창마을에서 오는 3월1일 만세운동이 범군민적으로 재현된다.



▲ 내촌면 동창마을  기미만세공원.
▲ 내촌면 동창마을 기미만세공원.
▲ 대동미 수집보관하던 동창(현재 내촌농협 창고)
▲ 대동미 수집보관하던 동창(현재 내촌농협 창고)
◇동창(東倉)과 척야산

조선 중종 때 대동미(大同米) 수집창고인 동창(東倉)은 지금의 농협비료창고 터다.동창이라는 지명이 조선시대 중기 이후 사창(司倉)제도에서 비롯됐는데,사창은 대동미를 수집 보관하는 창고다.대동미는 대동법(조선 선조 41년~1608년)에 의하여 공물(지방의 특산물을 바치는 것)을 미곡(쌀)으로 통일해 바치게 하던 납세 미곡을 말하는데,홍천군지(洪川郡誌)에도 홍천에는 동창 북창 서창 남창으로 불리는 대동미 창고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창은 서석면과 내촌면,인제군 일부지역 특산물과 대동미를 수집 보관하는 대규모 창고였다.동창마을에는 지난 1991년 기미만세운동 당시 자유와 독립을 찾으려고 자주독립만세를 외치던 김덕원 의사를 비롯한 팔렬사를 추모하는 기미만세공원이 조성됐다.물걸리의 중심은 동창과 탑둔지,주막거리다.동창은 대동미창고를 중심으로 팔렬중·고와 지금의 시장을 포함하는 넓은 지역으로,주막거리에는 전영균(팔렬사중 한분)의 약방 겸 글방이 있었고,김덕원의 마방이 있었다.장마당은 지금의 마방터 공원,길 건너편으로 개울가에 들어섰다.당시 4·3일 만세시위에 모인 군중들은 비석거리와 장마당,탑둔지,가루개고개(수하리 절골과 맞닿은 고개),구미터까지 꽉 메웠다고 한다.이곳에는 척야산 문화수목원이 조성되어 있다.동창만세운동기념사업회 김창묵 회장이 사비를 들여 척야산 일대 7만여㎡를 항일의사들의 넋을 기리는 문화수목원으로 조성했다.

특히 이곳 민족정기 광장에는 발해시대의 석등과 97t의 거대한 돌로 고구려 광개토대왕비,안중근 의사와 이순신 장군의 국가안위를 걱정하는 조형물 등이 설치되는 등 방문객들에게 역사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 동창마을 기미만세상.1919년 4월3일 만세운동을 조형화했다.
▲ 동창마을 기미만세상.1919년 4월3일 만세운동을 조형화했다.
◇8열사

내촌면 동창로 초입새,팔렬중고를 지나면 기미만세공원이 자리하고 있다.이곳은 100년전 3·1운동의 뜨거운 현장이다.공원 입구에는 순국 8열사(八烈士)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기념비에는 1919년 4·3 만세운동에 참가했다가 일제의 총탄에 맞아 순국한 이순극 전영균 전기홍 이기선 이여선 연의진 김자희 양도준 등 8열사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물걸리는 내륙 교통의 중심지로 내촌면,화촌면,서석면,인제군 기린면과 내면 등을 연결해주는 요충지로 자연스럽게 3·1운동의 중심이 됐다.만세운동은 내륙 깊숙이 위치하면서 늦게 시작됐다.1919년 3월 말부터 천도교 지도자인 장두 김덕원 의사,부장두 전성렬 의사는 같은 교도 전우균,이문순 의사를 연락책으로 삼아 인근 5개면에 연락하며 거사를 준비한후 4월3일에 지금의 팔열각과 그 옆 다리목을 중심으로 마을을 가득채운 수천명이 모여 만세운동을 벌였다.만세소식을 접한 도관리 헌병주재소 7명의 헌병은 현장에 들이닥쳐 시위대를 향해 일제히 발포해 8열사가 현장에서 순국했고,20여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가 발생했다.물걸리 만세운동의 피해 규모가 컸던 이유는 시위 군중이 많았던 데다 4월1,2일 홍천읍과 동면 등에서 일어난 시위에서 일경에 의해 2명이 목숨을 잃는 유혈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내촌면 물걸리 동창마을에서 3월1일 만세운동이 재현된다.홍천군은 정명 1001년을 출발하는 올해,순국선열의 숭고한 자주독립 정신을 기리고 홍천자존의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김창묵 동창만세운동기념사업회장은 “동창마을은 의병운동과 동학농민전쟁을 거치면서 다른 마을보다 항일 의식이 투철했던 지역”이라고 말했다.유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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