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 231곳 중 이용 ‘0건’ 업체도
업주 “수수료 없지만 효용성 낮아”
소비자 “혜택 없고 번거로워” 꺼려

정부가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소상공인 전용 결제시스템인 ‘제로페이’가 낮은 활용도와 불편한 결제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20일 강원중소벤처기업청에 따르면 이날 현재 도내 제로페이 가맹점은 원주 47곳,춘천 39곳,강릉 38곳 등 총 231곳으로 집계됐다.강원중기청은 춘천 명동 상권,원주 문화의거리,강릉 중앙·성남 시장 등 도내 시범상가 7곳을 지정하고 지난 달부터 제로페이 가맹점 모집에 나서고 있다.연매출 8억 이하의 사업체는 제로페이를 통한 결제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제로페이를 활용한 결제 문화 정착은 아직도 갈길이 멀다.춘천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이모(46)씨는 제로페이 가맹을 시작한지 한달이 넘었지만 제로페이를 통한 결제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이씨는 “카카오페이 등 다른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손님은 3일에 한번 정도 있지만 제로페이는 지금까지 한건도 없어 사용방법을 잊어버릴 지경”이라며 “제로페이 관련해 안내책자 하나만 받고 관련 교육이나 세부 사항에 대해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원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강모(37)씨 역시 제로페이를 신청했지만 아직 결제경험은 없다.강씨는 “고객 입장에선 신용카드가 어디서 사용이 가능한지 미리 확인해볼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수수료 부담이 없다는 장점과 복잡한 결제방법을 놓고 따져봤을 때 결코 효용이 높은 시스템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고객 불만도 높다.제로페이 가입 식당에서 만난 한 시민은 “카드를 내면 알아서 계산해주는 형식에 익숙한데 번거롭게 직접 결제하는 방식을 누가 좋아할지 모르겠다”며 “도입 취지는 좋지만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가시적인 혜택도 없다면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원중기청 관계자는 “제로페이 사업 초기 단계라 현재는 가맹점 모집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4∼5월부터는 미디어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제로페이를 알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권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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