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빚어놓은 푸른 언덕이다

비릿한 항구의 그늘에서

깊은 골짜기의 얼굴들을 마주 한다

파도에 그을린 삶의 터에서

하루하루는 무겁게 등을 누른다

갈매기도 살얼음을 물어 나르는 곳

내 뿌리는 겨울바다이다

거칠게 다가서는 바다

세차게 몸을 밀어 해안에 닿는다

노동의 피와 땀으로 빚어낸 쳇바퀴의 시간

항구의 한 시절 나를 찾아서 나는 여기에 서있다

김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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