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는 연장 후반에 교체 거부
첼시 사리 감독은 선수 두둔…“부상 상황에 오해가 있었다”

▲ 교체 거부의사를 보내는 첼시의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EPA=연합뉴스)
▲ 교체 거부의사를 보내는 첼시의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EPA=연합뉴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첼시를 승부차기 끝에 무너뜨리고 리그컵 2연패를 달성했다.

맨시티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에서 첼시를 상대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0-0으로 승부를 내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리그컵 우승팀인 맨시티는 2연패와 함께 역대 6번째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리그컵은 잉글랜드풋볼리그(EFL)가 1~4부리그에 속한 92개 클럽을 대상으로 펼치는 대회로 프리미어리그, FA컵과 함께 잉글랜드 프로축구 무대의 3대 대회로 손꼽힌다. 스폰서 회사의 이름에 따라 지난 시즌부터 카라바오컵으로 불리고 있다.

이번 시즌 결승전은 나란히 통산 5차례 리그컵 우승 경험을 가진 맨시티와 첼시의 자존심 싸움으로 펼쳐졌다.

경기 내내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지만 두 팀 모두 전후반 90분 동안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며 연장으로 넘어갔다.

이런 가운데 첼시의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는 연장 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다리 근육의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첼시의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은 곧바로 벤치에서 대기하던 윌프레드 카바예로로 골키퍼 교체를 준비했지만 아리사발라가는 계속 뛸 수 있다며 교체를 거부했다.

선수교체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지자 주심이 사리 감독에게 교체 여부를 확인했고, 사리 감독은 마지못해 교체를 포기했다. 카바예로 역시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벤치로 돌아가야만 했다.

결국 첼시는 아리사발라가가 계속 골키퍼를 맡았고, 승부차기에서 아리사발라가는 르로이 사네의 슈팅을 막아내는 선방을 한 차례 선보였다.

하지만 첼시는 첫 키커인 조르지뉴의 슈팅이 막히고, 4번째 키커인 다비드 루이스의 슈팅마저 골대를 때리면서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하고 우승 트로피를 맨시티에 넘겨줬다.

특히 교체를 준비했던 카바예로는 승부차기에 강할 뿐만 아니라 맨시티에서 세 시즌을 뛰다 지난 시즌 첼시로 이적해 선수들의 승부차기 특징을 잘 알고 있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경기가 끝난 뒤 교체를 거부한 아리사발라가의 행동에 대해 비난도 쇄도했다.

첼시의 골잡이로 활약했던 크리스 서튼은 BBC와 인터뷰에서 “첼시에 대한 반란이다. 다시는 첼시에서 뛰지 못하게 해야 한다”라며 “이번 경기가 첼시 유니폼을 입고 뛰는 아리사발라가의 마지막 모습이 돼야 한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더불어 영국 언론들은 최근 성적 부진으로 경질 위기를 맞은 사리 감독의 선수단 장악 능력이 추락했다는 증거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인터뷰를 통해 “내가 상황을 오해한 부분이 있었다. 골키퍼를 치료하고 벤치로 돌아온 팀닥터의 설명을 듣고 나서 현실을 제대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팀닥터가 벤치로 복귀하기까지 2~3분 동안 다소 혼돈이 있었다”라며 “아리사발라가는 내가 부상 때문에 자기를 교체한다고 생각했다. 부상이 아닌 만큼 아리사발라가는 계속 뛰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골키퍼로서 역대 첫 이적료 1천억원 시대(8천만 유로)를 기록하며 지난해 첼시로 이적한 아리사발라가도 항변했다.

아리사발라가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절대로 감독에게 불복종하지 않았다”라며 “상황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 감독은 내가 뛸 수 없는 상태로 생각했고, 나는 경기를 계속할 수 있는 상태였다. 내 상태는 팀닥터를 통해 벤치로 전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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