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1년 맞은 한중대
택시·상가 등 연쇄 타격
인구 1120명 감소 불구
뚜렷한 대안 찾지 못해

▲ 동해 한중대가 폐교된지 1년이 지났다.학교 운동장에는 학생들이 이용하던 농구대가 넘어진 채 방치돼 있어 폐교의 아픔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 동해 한중대가 폐교된지 1년이 지났다.학교 운동장에는 학생들이 이용하던 농구대가 넘어진 채 방치돼 있어 폐교의 아픔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한중대가 28일 폐교 1년을 맞은 가운데 동해지역의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인구 급감을 불러온 한중대 폐교에 따른 뚜렷한 대안 마저 없는 상태여서 경기 침체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한중대가 폐교된지 꼭 1년이 된 27일 오전 10시.봄이 오는 길 목이어서인지 나뭇가지에는 꽃망울들이 통통하게 살이 올랐지만 폐교된 한중대의 캠퍼스는 썰렁함 그 자체였다.운동장에는 친구들과 땀을 흘리며 농구를 했을 농구대가 넘어진 채 나뒹굴어 씁쓸함을 보였다.캠퍼스 이곳 저곳은 낡아 이대로 1년만 더 방치하면 흉물스러운 건물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됐다.

강의실로 가야하는 캠퍼스에는 차량들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출입금지의 철심이 박혀 있고 주변은 청소가 되지 않아 폐가처럼 보였다.신학기 준비로 한창 떠들썩 했을 행정실과 강의실은 텅텅 비어 있어 청춘의 끈을 놓은 듯 암울했다.더욱 절망적인 것은 폐교된 대학을 대신할 아무런 대안이 없다는 것이었다.대학교 앞에서 부식과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던 한 슈퍼 주인은 “아버지가 15년 이상 대학생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 우리를 키우셨는데 이제는 문을 닫게 생겼다”며 “폐교된 대학대신 다른 무엇이 하루 빨리 들어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이 문을 닫으면서 인구 9만2227명이었던 도시는 1년만에 1120명이 줄어들어 9만1000명대로 떨어졌다.대학생이 떠나면서 인구감소는 택시업계를 비롯해 PC방,노래방,호프집 등 상가들이 줄줄이 연쇄 타격을 입고 있다.일부 주점들은 폐점됐고 택시는 20%가량 영업손실을 입고 있다.한 택시운전 기사는 “천곡동과 대학을 오가던 손님이 뚝 끊겨 생활비를 벌기가 어렵다”며 “젊은이들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어 도시에 생기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해시도 사라진 대학을 대신할 묘안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출마자들은 국립 훈련원,해양관련 기관 유치,보훈병원,간호학과를 중심으로 한 대학 등 여러가지를 제안했지만 폐교와 관련된 체불임금 등 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홍성배 sbh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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