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진 OFF] 춘천의병마을
남면 가정리 의병 후손들 거주
돌담길 등 의암 선생 어록 눈길
발산리 충의현비 애국정신 기려
중도·소양고 등 현충시설 산재

뜻깊은 항일운동 역사의 그날,3·1운동이 내일이면 100주년을 맞는다.강원도 곳곳에 만세운동을 통해 대한민국 자주독립을 위해 힘써온 애국선열들의 민족정신들이 남아있다.100년전 그날의 숨결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느낄수 있는,이날 하루 가족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해볼 수 있는 춘천지역 항일운동의 역사를 함께 찾아가보자.

▲ 의암 류인석 선생 유적지.
▲ 의암 류인석 선생 유적지.

■ 강원 의병정신 보여주는 춘천의병마을

춘천의병마을은 강원도 의병운동의 중심지이자 그들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춘천 남면 가정리에 위치해 있다.2003년 당시 문화관광부가 전국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문화·역사만들기 사업에 ‘춘천의병역사마을만들기’로 신청,강원도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된 이후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 광복회강원도지부가 춘천 남면 후동리에 건립한 충의현비.
▲ 광복회강원도지부가 춘천 남면 후동리에 건립한 충의현비.

춘천의병마을은 구한말 위정척사 운동의 사상적 기반이 되는 화서학파의 본거지로 의병항쟁을 통한 항일정신이 숨 쉬는 대표적인 충의마을이다.화서 이항로 선생의 문하에서 대학자로 성장,구국 항일 사상을 펼친 의병장 의암 류인석 선생의 고향이자 의암 선생과 제종형제 사이인 춘천 의병장 외당 유홍석의 장남인 유제원과 결혼,시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의병운동에 나선 윤희순 여사가 구한말 최초의 여성 의병장으로 활동한 곳이기도 하다.전체 8만6000여㎡에 유적지가 봉화산 줄기 아래 병풍처럼 펼쳐진 이곳에는 의암 선생의 어록과 연대기가 새겨져 있는 돌담길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많다.류인석 선생의 의병정신을 기리는 ‘의암순례길’ 걷기행사 등이 펼쳐지며 한나절 의병마을 곳곳을 걸으며 애국선열의 얼과 정신을 느낄수 있다.또 이곳에 위치한 기념관에는 의암 선생의 유품들과 저서 등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당시 격렬했던 의병운동의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기념관을 나서면 1945년 백범 김구 선생이 춘천 류인석 장군 묘역 앞에 엎드려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가르쳐달라’고 읊은 고유문을 새긴 비석이 눈에 들어온다.비석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가정리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유인석 장군의 묘소가 위치해있다.

▲ 춘천농고 항일학생운동 기념탑.
▲ 춘천농고 항일학생운동 기념탑.

가정리를 지나쳐 발산리로 들어서면 최초의 여성 항일 의병장으로 활동한 윤희순 의병장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그가 지어 의병활동을 독려했다는 ‘안사람 의병가’가 새겨진 비석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이어 남면 후동리 속칭 ‘소주고개’로 넘어가면 충의현(忠義峴) 비가 존재한다.이 비석은 후동리에서 발산리와 가정리로 연결되는 이 지역이 한말 의병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곳임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광복회 강원도지부가 1989년 3월 1일 항일의병의 대표적 인물인 류인석 선생과 의병장 유홍석 선생, 유홍석 선생의 며느리인 윤희순 여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건립,올해로 30년째를 맞이했다.또 여기에는 이 비 외에도 한서 남궁억 선생비와 건립 연기문,살신성인비 등이 있어 항일운동의 역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대근 춘천의병마을 이사장은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이 민족의 올바른 역사를 이해해 건강하고 책임감있는 품성으로 자라날수 있도록 민족정기선양사업 등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운영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독립투사 호암 이준용·수암 한용섭선생 기념비.
▲ 독립투사 호암 이준용·수암 한용섭선생 기념비.

■ 독립운동 기념비 춘천 곳곳 산재

춘천 중도에는 1995년 세워진 강원도 항일애국선열 추모탑이 자리하고 있다.총 17m 높이의 탑은 의병들이 사용했던 창을 의미하며 동시에 드높은 민족정기와 정의를 상징한다.정면에는 의병들의 항쟁을,우측에는 독립선언을,좌측에는 애국애족사상 운동장면을 각각 새겨넣었다.

▲ 호암 이준용 독립투사가 옥고 중 독립을 바라며 쓴 시.
▲ 호암 이준용 독립투사가 옥고 중 독립을 바라며 쓴 시.

춘천 소양고로 이동하면 교정 한켠에 ‘춘천농업고등학교 항일운동기념탑’이 자리하고 있다.앞면에 ‘춘농항일운동기념탑(春農抗日運動紀念塔)’이라 새겼고 뒷면에는 항일 학생운동이 전개된 과정에 대해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윗단에는 일본 경찰과 맞서 싸우는 춘천농고 학생들을 부조로 표현했다.기념탑에는 ‘춘천농공고등학교는 일제 36년을 거치면서 식민지 교육을 받는 가운데서도 투철한 항일정신으로 1919년 3·1 독립만세 운동이 터지자 전교생이 만세 시위에 동참한 강원도 최초의 유일한 학교’라고 기록돼 있어 당시 항일운동의 역사를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춘천 서면 금산리 강서중 교문 앞의 박사마을 선양탑 뒤편에는 ‘이준용·한용섭 기념비’가 있다.원래는 방동리 입구에 있었으나 도로확장으로 이전했다.기념비는 앞면에 태극기를 들고 독립운동을 하는 형상을 도식화했고 그 앞쪽으로 이준용 선생이 회갑날에 옥중에서 지은 시를 새겨 놓았다.‘땅은 내 땅 이로되 나라를 잃었으니 주인은 나그네 되고 나그네는 주인 되었네 내 모든 것 혼을 부어 자주독립 밑거름하니 광복의 그 날이 그날이 오면 춤을 추세 춤을 추세’(- 경신년 화갑날 옥중에서 이준용)


탑 비문에는 ‘기미년 삼·일 독립선언이 선포되자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하여 겨레의 선봉에 되시어 투쟁하신 애국독립투사가 이 고장에 계시였으니 그는 바로 호암(湖菴) 이준용(李俊容)선생과 수암(水菴) 한용섭(韓用燮)선생이시다’라고 기록돼 춘천의 충의인물인 독립투사들을 기리고 있다.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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