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대한 냉철한 반성 통해 ‘건전한 보수’로 거듭나야

자유한국당이 어제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출범시켰습니다.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7개월 만에 끝난 것입니다.한국당의 이번 전당대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지방선거 참패 이후 보수야당의 정체성을 새롭게 모색하는 계기여서 적지 않은 기대를 모았습니다.그러나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 어느 누구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당원과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기는커녕 혼란과 정치 불신만 심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컨벤션효과도 없었습니다.오히려 전당대회 과정에서 지지율이 하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당의 이미지가 수구화 된 것도 우려스럽습니다.

전당대회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후보들이 앞 다투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는 발언을 쏟아내고,과거로 회귀하는 행태를 보인 것입니다.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태블릿 PC 조작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고,김진태의원은 5·18 폄훼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80%가 넘는 절대 다수의 국민이 지지하고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결정한 탄핵을 부정한 것입니다.태블릿 PC 조작설도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습니다.5·18 폄훼발언은 보수 세력조차 비판할 정도로 상식을 벗어난 망언이었습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드러난 망언과 비상식적 언사는 한국당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투표율 또한 기대치를 밑돌았습니다.선거인단의 사전 투표율은 24.6%로 2017년 7·3 전당대회 때의 투표율(25.2%)보다도 낮았고,모바일 투표율도 20.6%에 머물렀습니다.이같은 수치는 탄핵과 대선 패배 직후인 2017년(20.9%)과 비슷합니다.당에 대한 국민의 정서가 어떤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한국당이 국민적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 이유는 당의 미래지향적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탄핵과 5·18 등 과거 이슈에 매몰돼 퇴행적 행태를 보인 결과입니다.

한국당은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드러난 퇴행적 모습을 하루빨리 걷어내야 합니다.민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파악했다면 그 길을 가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보수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제시해야 합니다.합리적 보수와 중도층이 외면한 정당엔 미래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한국당은 과거에 대한 냉철한 반성을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당으로 거듭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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