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망 발전 ‘지나가는곳’ 전락
1년전부터 카페 입점 등 새바람
중장년 추억에 젊은 감성 강점
강촌만의 콘텐츠 개발 과제

▲ 춘천 대표적인 관광지였던 강촌이 긴 침체기를 거쳐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사진은 강촌 전경. 방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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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강촌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1990년대까지 강촌은 전국민의 휴양지였다.대학MT 장소로 각광받으면서 전국에서 대학생들이 몰려들었다.자연스럽게 춘천은 청춘과 낭만의 상징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대폭 확충된 교통망은 강촌 관광에 악재가 됐다.2009년 서울춘천고속도로가 개통되고 그 다음해 경춘선 복선전철이 놓이면서 강촌은 지나치는 곳으로 전락했다.북한강 변에 있던 옛 강촌역이 폐쇄되고 마을 안쪽에 새로운 강촌역이 등장하면서 지역 상권의 몰락이 가속화됐다.더욱이 수십년간 이어진 대학MT이미지로 인해 펜션이나 민박 이외에는 관광인프라가 턱없이 부족,일반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강촌만의 고유한 명소들도 사라졌다.춘천의 한 예술계인사는 “강촌의 추억이 깃든 카페와 명소들이 모두 사라져 과거의 강촌은 흔적도 없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강촌의 대표적 명소인 구곡폭포의 연간입장객은 2010년 32만4594명에서 2014년 25만6672명으로 감소했다.1년 후인 2015년에는 19만9126명으로 주저앉았고 2017년에는 19만5546으로 최근 들어 20만명을 밑돌고 있다.

강촌의 침체가 계속되자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변화의 시작은 역시 카페와 SNS.1년 전 쯤부터 강촌과 구곡폭포 인근에는 올멧트리,구구리 등 카페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이곳들이 SNS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언급되면서 관광객들을 이끌고 있다.구곡폭포 입구 인근에 위치한 올멧트리 대표 김종덕(58)씨는 “강촌이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에 매료돼 카페를 열었다”고 말했다.

50세 이상 세대들이 갖고 있는 강촌에 대한 추억도 이곳만의 무기다.1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카페&펍 정오 대표 정가람(27)씨가 대표적인 예다.정씨는 강원도와 이렇다 할 인연은 없지만 어머니 유희숙(56)씨와 함께 강촌에 가게를 차렸다.정씨는 “지금은 예전 모습이 많이 사라졌다고 하는데 그래도 강촌은 어른들의 추억이 녹아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촌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당장 강촌만의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아직까지 강촌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사륜오토바이정도다.시에서 20억원을 들여 2015년에 공개한 출렁다리도 길이가 58m에 불과,옛 출렁다리(277m)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유모(58·인천)씨는 “요즘은 저마다 SNS에 올리는 게 취미인데 강촌에는 마땅히 사진찍을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김종덕 대표 역시 “강촌 폐역사가 방치돼 있어 강촌을 ‘침체된 곳’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며 “옛 강촌역사 활용을 포함해 획기적인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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