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양측 진의 파악 뒤 종합적 평가 바탕으로 역할 필요

북한과 미국의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이 아무 성과 없이 끝나면서 남북관계가 시계 제로 상태로 빠져들었습니다.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다행스러운건 북한과 미국이 핵담판이 결렬됐음에도 대화의 끈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그러나 당초 기대했던 경협을 비롯한 전면적인 남북 교류는 어려워 보입니다.우리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문재인 대통령은 ‘하노이 담판’을 발판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를 구상했지만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처지입니다.당혹스럽겠지만 정교한 중재자 역할을 찾기 바랍니다.

미국의 입장은 분명합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북한은 만약 그들이 합의를 이룬다면 믿을 수 없는,빛나는 경제적 미래를 가질 것”이라면서도 “만약 그들이 핵무기들을 가진다면 어떠한 경제적 미래도 갖지 못한다”고 했습니다.북한과의 핵협상이 잘 되면 다른 나라들이 북한에 원조를 제공하도록 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경제제재 완화조치’는 어림도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북한의 반응도 신중합니다.북한은 협상 결렬에 따른 비난 대신 미국과의 ‘생산적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미국도 “앞으로 며칠,몇 주 안에 다시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후속 협상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북미 양국은 ‘대화 궤도’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합니다.지금으로서는 후속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그렇지만 물밑 협상은 중요합니다.기 싸움이 장기화 되거나 적대적 행위가 표면화되면 대화 동력은 급속히 사라질 것입니다.북미 양국은 지금껏 쌓아 온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협상을 재개해야 합니다.양측이 머리를 맞대고,한반도 평화를 위해 진일보한 결론을 도출해야 합니다.북미 양국의 견해가 다르지만 이번 회담 과정에서 확인한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이견을 좁혀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노이 북미회담은 많은 교훈을 던져주었습니다.북한이 핵무기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견고하다는 것입니다.북한의 비핵화와 북미관계정상화 또한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우리 정부는 좀 더 냉철해 져야 합니다.섣부른 기대는 더 큰 실망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정부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재구성,북미 양측의 진의를 파악한 뒤 종합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역할을 모색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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