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때 중공군 개입으로 북한에서는 원자탄이 투하된다는 소문이 돌았다.북한주민은 “미군이 원자탄을 쏘면 다 죽는다”며 남쪽으로 피난길에 올랐다.노동당이 통제했지만 소용없었다.북한주민의 원자탄 공포는 노동당과 군대로도 막을 수 없었다.이를 본 김일성은 원자탄에 대한 위력을 실감했다.그때부터 김일성은 핵개발 꿈을 꾸며 1950년대 말 핵연구소를 건립했다.

1975년 김일성은 북경에서 모택동을 만나 원자탄 개발 의지를 나타냈다.모택동은 강력 반대했으나 뜻을 굽히지 않았다.1991년 김일성은 인민군 간부와 항일 혁명투사들을 모아놓고 “남조선과 미국의 공격으로 우리가 진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물었다.모두가 주저하고 있을 때 김정일이 “우리가 전쟁에 지면 지구를 깨버리겠다”고 말했다.김일성은 “내가 듣고 싶은 답변이다.우리가 없는 지구는 필요없다.”며 만족했다.태영호 전 영국북한공사는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 이 같은 비화를 꺼내며 “북한에서 핵은 어떠한 합의로도 중단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말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입증됐다.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쇄할테니 모든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구했다.미국은 영변이외에 다른 핵시설을 거론하며 다 폐기하라고 했더니 김정은이 깜짝 놀랐다고 했다.북한이 핵을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김정은도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이 확인됐다.북한은 미국이 공격하면 방어할 수단이 없다는 이유로 핵은 벼랑 끝 전술로 취급하고 있다.

북미는 정상회담 실패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만 비난하지는 않고 있다.추후 협상할 생각이 있다는 속내다.적이 한 번에 친구가 될 수는 없는 법.신뢰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북한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미국은 정책의 문제지만 북한은 생존권이 걸려 있다.또 김정은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장마당이라고 한다.북한주민은 이미 돈버는 재미를 알았기 때문이다.돈을 뺏기면 최고 존엄에게도 저항한다.겉으론 충성을 외치지만 속으론 돈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지구에서 가장 힘센 나라인 미국의 핵 포기 요구가 강해지고 있어 선대의 유훈인 핵을 지켜낼지,아니면 전면 포기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권재혁 논설위원 kwonjh@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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