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악 오염 전 방위 피해,동해안 ‘피미(避微) 현상’ 시사점

지난겨울 사흘 추위 나흘 미세먼지라는 ‘삼한사미(三寒四微)’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겨우내 일상 속에서 미세먼지와 씨름하면서 자연스레 생겨난 신조어입니다.우리나라는 지리적여건 때문에 이웃나라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대기오염은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라는데 심각성이 있습니다.지금까지 주로 봄철에 나타나는 중국 발 황사를 걱정했으나 최근 미세먼지가 보다 절박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봄철을 맞아 중국 북서부 사막에서 건너오는 황사와 서해연안 산업지대에서 내뿜는 오염물질까지 가세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그동안 황사피해 저감을 위한 중국 정부와의 공조 노력이 없지 않았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최근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과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한·중 정부 간 인식차가 드러났고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미세먼지는 일단 중국 영향이 적지 않다는 데 이론이 없지만 그렇다고 전적으로 남 탓으로 돌리기도 어렵습니다.방어적·수동적 자세에서 주도적·전면적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먼저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장·단기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완급을 가려 하나하나 실행에 옮겨야 할 것입니다.

미세먼지 사태가 그동안의 발전방식과 정부의 정책방향,국민인식과도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긴 호흡을 갖고 대처해야 합니다.겨울 한파가 지나가면서 대기의 흐름이 정체돼 미세먼지가 최악의 상태입니다.어제(5일)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습니다.춘천을 비롯한 강원도 영서지방에서 시계(視界)가 뚝 떨어지고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했습니다.미세먼지는 국민의 건강과 일상생활,산업에 이르기까지 전 방위적 파장을 미칩니다.당장은 미세먼지가 미칠 영향과 행동요령을 제대로 알리고 대처하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와 자치단체,공공기관이 앞장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입니다.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닐 것이지만 산업정책과 환경 친화적으로 전환돼야 합니다.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적 영향으로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이 오염도가 낮다는 것입니다.지난 4일 서울의 미세먼지 116㎍(매우 나쁨)이었던 데 비해 강릉은 32㎍에 불과,4배 가량 차이가 났습니다.수도권주민들이 강릉으로 ‘미세먼지 피난 여행’에 나서는 현상까지 나타난다고 합니다.미세먼지에 대처하는 정책적 시사점을 얻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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