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 동해안도 몸살
시민 눈·목 등 통증 호소

[강원 잿빛 재앙] “미세먼지 ‘잿빛 재앙’이 청정의 대명사인 대관령까지 삼켰습니다.”

5일 오전 강릉시청에서 바라본 대관령이 뿌연 미세먼지로 가려지자 강릉시민들은 저마다 “재앙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민 김모(55·강릉시 포남2동) 씨는 “아침에는 그냥 흐린날인줄 알았는데,시간이 지날수록 눈이 침침하고 목이 칼칼하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날 강릉은 오전 10시를 기해 올들어 처음으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주의보는 오전 중 속초,고성,양양 지역까지 확대되면서 평소 국내 최고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동해안 전역이 하루종일 미세먼지 공습으로 몸살을 앓았다.

강릉의 미세먼지는 옥천동 관측소 기준으로 오전 10시에는 125㎍/㎥까지 치솟아 ‘매우 나쁨’ 상황을 유지했다.지난 4일에 20㎍/㎥ 대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만에 딴세상으로 돌변한 것이다.기상청 관측 가시거리도 평소 15∼20㎞에 달했던 것이 5일에는 3㎞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서풍을 타고 유입된 미세먼지가 시내를 포위하자 강릉시는 시민들에게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세먼지는 백두대간 대관령을 삼킨데 이어 평소 강릉시청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던 푸른 동해바다 전망까지 희뿌연 가림막을 쳐 버렸다.이로 인해 평소 산책이나 걷기운동을 하는 사람들로 붐비던 경포호반이나 남대천,시내 월화거리 등에도 인적이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

시민 전계숙(52·강동면)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눈이 따끔거려 하루 종일 눈을 비비고 다니다보니 정말 심각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바다에서 동풍이 유입돼 미세먼지가 청정 대관령을 넘어오지 못하도록 방어막을 쳐 주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기에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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