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 격파한 호수’ 뜻…평화 분위기 영향

▲ 파로호 전경[화천군 제공]
▲ 파로호 전경[화천군 제공]
강원도는 최근 화천에 있는 파로호 명칭을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적대적인 의미의 파로호라는 명칭이 어색한 데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 평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는 아직 검토 단계지만, 한때 본래 지명으로 알려진 ‘대붕호’를 포함해 지역에 적합한 명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파로호는 일제 강점기인 1944년 댐 건설로 생겨난 저수량 약 10억t에 이르는 인공 호수다.

애초 댐 건설 당시 호수 모양이 하루에 구만리를 날아간다는 상상의 새 대붕(大鵬)을 닮았다고 해서 한때 대붕호로 불렸다.

하지만 6·25전쟁을 통해 당시 중공군을 격파하며 북진 교두보를 확보하자, 이승만 전 대통령이 오랑캐를 격파한 호수라는 뜻의 파로호라는 휘호를 내려 명칭이 변경됐다.

강원도 관계자는 “명칭 변경을 두고 검토하는 단계로 추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자료 조사를 거치고 지역 의견을 듣는 등 변경이 가능한지를 화천군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천군 관계자는 “대붕호의 경우 일본 잔재 논란이 있는 등 명칭 변경은 주민 여론이 중요한 만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강원도와 정식 논의가 이뤄지면 검토하겠지만, 현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