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명예훼손 혐의’ 전씨 11일 재판

▲ 5·18 당시 전일빌딩 인근 비행하는 군 헬기 [5·18기념재단 제공]
▲ 5·18 당시 전일빌딩 인근 비행하는 군 헬기
[5·18기념재단 제공]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조비오 신부를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88) 전 대통령의 재판이 오는 11일 열린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회고록에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취지로 쓴 내용이 허위 사실인지, 전씨가 허위 사실임을 알고도 고의로 썼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와 검찰 조사 등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은 실제 있었던 것으로 입증됐다.

광주 전일빌딩 리모델링을 앞두고 건물 10층 외벽 등에서 외부에서 날아든 탄흔이 다수 발견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호버링(hovering·항공기 등이 일정 고도를 유지한 채 움직이지 않는 상태)하던 헬기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감정했다.

국방부 5·18 특조위는 5개월간 진상 조사를 통해 육군이 1980년 5월 21일과 5월 27일 광주시민들에게 헬기 사격을 했고, 공군이 무장 전투기를 대기시켰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조위는 전투 상보 등 일부 군 기록이 왜곡돼 있고 당시 조종사들이 무장 상태로 비행했을 뿐 사격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거나 조사에 불응했다고 밝혔지만 군의 다수 지시문서와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출동 헬기 40여 대 중 일부 500MD 공격헬기와 UH-1H 기동헬기에서 광주시민에게 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검찰도 미국대사관 비밀전문에 시민을 향해 헬기 사격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고 실제로 헬기에서 총격이 이뤄졌다고 기록된 것을 확인하고 당시 광주 진압 상황을 보고받은 전씨가 헬기 사격이 있었는지 몰랐다는 것은 거짓 주장이라고 판단했다.

전씨는 회고록에 ‘헬기를 이용한 기총소사까지 감행했다는 등 차마 말로 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이야기들이 더해져 전해지고 있다. 헬리콥터의 기총소사에 의한 총격으로 부상한 사람들을 목격했다는 진술도 터무니없는 주장임이 당시 항공단장의 진술로 증명되었다’고 기술했다.

전씨는 ‘조비오 신부는 그 후에도 자신의 허위주장을 번복하지 않았다. 미국인 목사라는 피터슨이나 조비오 신부나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일 뿐’이라고 했으며 피터슨 목사에게는 가짜 사진을 가져왔다며 ‘목사가 아니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도 비난했다.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망한 자의 명예를 훼손한 사자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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