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와 나
오귀화

썰고 다지고

살아 있는 실물

네 등 위에 올려놓고

긴 세월 얼마나

등 파이고 깎이도록 썰어댔던가.

새벽부터 저녁까지

깊은 손맛으로

식구들 건강 책임지며

성장 시킨 자식들

제 한 몫 하는데



살점 떨어져 나가고

파인 자국마다 곰팡이 슬어

마디 관절에 등 휘어져

제자리 못 찾고 구석에 밀려나

볼품없는 모습

너도 나처럼

긴 한숨으로 허전함 달래는가.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