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잔 커피, 사랑에 빠진 소설가의 간절함과 열정의 상징
20년간 한 여자를 사랑한 소설가
품위 어울리는 사람 되기 위해
낮밤 가리지 않고 작품 다수집필
많은 양의 커피 독이되어 돌아와

▲ 카페오레와 바게트.
▲ 카페오레와 바게트.



지난주에 이어서 프랑스의 세 번째 커피이야기다.탈레랑,루소,볼테르 등과 더불어 카페 드 프로코프의 단골로 하루에 50잔이 넘는 커피를 마신 소설가 발자크를 빼놓을 수가 없다.발자크는 51세의 짧은 생을 살다 간 불운한 사람이다.그는 프랑스 뚜르(Tours)에서 태어나 파리(Paris) 자택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그가 태어나고 살았던 뚜르와 파리에 있는 집은 현재 발자크 박물관이 되어 있고,박물관 입장권에 있는 인물은 그가 애타게 사랑한 한스카 부인의 초상화다.그가 그토록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그의 나이 30대 초반 한스카 백작부인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괴로움을 달래며 진한 커피를 마셔야 했다.그럼에도 사랑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청혼을 한다.유부녀인 한스카 부인은 당연히 청혼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발자크는 더욱 열정적으로 매달리게 된다.그의 간청에 견디다 못해 남편이 죽게 되면 그 때 결혼을 하겠다는 예측불허의 답을 한다.

그 후 발자크는 한스카 부인에게 거의 20년 동안 사랑의 편지를 보낸다.간절함이 통했을까?한스카 부인의 남편이 죽게 되고,그의 나이 50대에 접어들면서 드디어 백작부인과의 간절했던 20년 숙원인 결혼이 이루어지게 된다.당시 그의 행복지수는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간다.그러나 행복도 잠시.안타깝게도 발자크는 결혼한 지 반년 만에 건강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가 죽게 된 과정을 보면 더욱 안타깝고 연민의 정이 느껴진다.백작부인의 약속을 받은 발자크는 어찌하면 그 여인의 품위와 위상에 맞는 남편이 될 수 있을 지를 고민하게 된다.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쓰고,돈이 모이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를 반복한다.그가 이룬 다작의 원천은 사랑과 간절함이 아니었을까 싶다.

맑은 정신을 유지하면서 글을 써야 했고,정신을 맑게 해주는데 필요한 것이 바로 커피였던 것이다.많은 양의 커피를 마시며 낮밤을 가리지 않고 글을 썼다.그의 건강도 조금씩 나빠지기 시작했다.그의 죽음 뒤에는 아마 좋은 글을 쓰기 위한 고뇌와 스트레스,반복된 사업 실패,과도한 카페인 섭취 등이 그림자처럼 드리워져 있지 않나 싶다.발자크의 사랑은 커피와 연애에 관한 스토리텔링 정도로 이야기될 수도 있지만,이 한 남자의 이루고자하는 열정과 노력은 과히 인정할만 하다.이 과정에서 이루어낸 그의 작품 또한 애정이 간다.

오늘은 ‘고리오 영감’ 등 발자크의 작품을 한권 읽으면서 프랑스식 밀크 커피인 카페오레(cafe au lait)를 즐겨보시길... 카페오레 만드는 방법은 드립커피를 한잔 추출하고,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넣어주면 된다.기호에 따라 진한 커피에 설탕을 조금 넣어도 좋을 것이다.프랑스인들은 카페오레를 우유가 들어가 부드러운 맛을 주기 때문에 바게트 등 빵과 함께 모닝커피로 즐긴다.오레(au lait)는 프랑스어로 ‘우유를 탄’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밴드주소
https://band.us/@coffeestorya

▶ 김명섭 교수 약력
△한림성심대 교수 △(사)한국커피협회 부회장 겸 바리스타사관학교 교장 △한국대학영어교육학회 회장 △한국중앙영어영문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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