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진 OFF] 태백 봄나물
참기름·고추장 등 환상짝꿍
면역력 강화·항암효과 뛰어나
물닭갈비 깊은 국물맛 일품

▲ 보리밥
▲ 보리밥

여행하기 좋은 설레는 계절 봄이 왔다.여행을 할 때 지역 ‘음식’을 맛보는 것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나 진배없다.지역 환경에 따라 문화가 형성되듯 음식도 자연이 주는 재료와 실생활에서 얻어진 조리법으로 탄생한다.‘맛집’을 검색하는 일은 이젠 여행의 필수코스다.‘여행=먹거리’라는 트렌드까지 생겼다.태백은 산채비빔밥과 나물밥 등이 제철음식이다.힐링이 절로 되는 건강한 자연의 맛이다.음식을 먹다보면 어릴적 어머니의 손맛도 떠오른다.천혜의 자연환경,볼거리,즐길거리,진수성찬이 가득한 태백으로 ‘식도락 여행’을 떠나보자.

# 나물천국


태백 음식을 말할 때 ‘나물’을 빼놓고는 설명이 안된다.

태백산국립공원 당골광장 식당가와 도심 곳곳에서 다양한 나물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예부터 태백산은 산채1번지로 통한다.태백산 기슭에서 자생하는 산나물은 부드럽고 담백한 맛으로 유명하다.봄이면 나물을 주재료로 만든 음식이 단연 인기다.

산채비빔밥은 남녀노소 누구나 선호하는 메뉴다.등산 후 체력을 보충하는 보양식이다.산채비빔밥의 나물 가짓수는 계절마다 다르지만 요즘은 곤드레,취나물,참나물,고사리,표고버섯 등이 주로 들어간다.여기에 나물·젓갈류 등 다양한 밑반찬이 산채비빔밥의 맛을 한껏 끌어올린다.된장찌개,도라지무침,낙지젓갈,콩자반,도루묵·양미리지짐,무말랭이 등 기본 세팅반찬만 10가지가 넘는다.따뜻한 밥위에 각종 산나물을 얹고 된장찌개,참기름,고추장을 한 술 넣어 비벼먹으면 엄지척이다.태백산채비빔밥은 풋풋하고 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한 특유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고,나물 한상을 먹으면 나른해진 몸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곤드레나물을 넣어 밥을 짓는 나물밥도 빼놓을 수 없다.그 옛날 가난했던 시절 밥의 양을 조금이라도 더 만들기 위해 곤드레나물을 넣어 밥을 짓기 시작한 것에서 유래됐다.나물밥은 무쇠솥에 태백산에서 자생하는 싱싱한 산나물을 듬뿍 넣어 밥을 짓는다.완성된 나물밥은 간장 양념 또는 강된장에 비벼먹는다.나물밥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다이어트와 대장암 예방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다.곰취와 산나물 장아찌 등 향긋함이 가득한 밑반찬도 풍미를 더한다.음식점마다 다르지만 나물밥 솥에 물을 넣어 숭늉으로 나오는 곳도 있다.나물의 구수하고 진한 맛이 배어있어 나물밥의 매력에 더욱 빠져든다.

밥맛 없는 사람도 한그릇 뚝딱 해치운다는 보리밥도 산채비빔밥,나물밥과 함께 봄나물 음식 3인방으로 통한다.개인 취향에 맞춰 각종 나물과 된장찌개,고추장을 넣고 비벼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겉절이,젓갈,양배추쌈,도라지무침,장아찌,생선 등 밑반찬만 20가지 정도 된다.보리밥은 당뇨병,변비,노화예방,면역력 강화 및 항암효과에 좋다.

산림청 지리적표시 등록 인증을 받은 대표 농특산물인 태백곰취를 활용한 곰취냉면도 있다.곰취 특성인 비타민 C 등이 함유돼 항암효과와 노화방지에 좋고 변비,감기,고혈압에도 효과가 높아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별미다.



# 고기천국

‘태백한우’는 매일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광부의 역사와 함께한다.

광부들은 목에 낀 탄가루를 씻어내기 위해 고기를 자주 먹었다.태백한우는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뛰어난 맛 등 3가지로 대표된다.태백한우는 공기 좋고 물 맑은 평균 해발 700m의 청정 고지대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육질이 뛰어나다.한우식당들은 갈빗살이나 등심 외에 서너 종류의 부위를 조금씩 맛볼 수 있는 모듬 메뉴를 팔고 있다.산행을 마친 등산객이나 여행온 관광객들의 몸보신과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안성맞춤이다.

태백에서 물닭갈비 맛을 보지 못한다면 음식 기행을 한 것이 아니다.닭발과 닭뼈로 육수를 우려내면 국물맛이 일품이다.고추장과 간장,마늘 등 갖은 양념으로 하루나 이틀 정도 재워 포를 뜬 닭갈비에 고구마,떡,냉이 등 각종 야채와 육수를 듬뿍 넣고 끓여 닭고기가 쫀득쫀득하고 기름기가 쏙 빠져 담백하다.입맛에 따라 쫄면,우동,라면사리 등을 취향대로 넣어 골라 먹을 수 있다.닭갈비와 사리를 다 먹으면 걸쭉한 국물만 남게 된다.여기에 밥을 넣어 김가루를 솔솔 뿌려 밥알이 탱탱해질 때까지 주걱으로 슥슥 볶아 맛보면 밥도둑이 따로없다.

김우열 woo9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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