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광·시인

양어장의 주인이 다 자란 고기들을

그물 족대로 떠서 수족관으로 옮긴다

뭐라 하지 않아도 수족관의 고기들이

이따금 화를 내며 펄쩍펄쩍 뛴다

양어장에서 살 때보다도 고기들은

더 신경질적이고 더 말을 많이 한다

진갑이 지난 나도 누군가의 그물 족대에

떠내어져 수족관에 옮겨진 활어이리라

살아있다고 펄쩍펄쩍 뛰어보기도 하고

수족관 고기처럼 자꾸 말이 늘어난다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게 아니야

고기들이 요양원 노인들의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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