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각계 대표 참여 합의기구서 논의,더 이상 후퇴 안 돼

지난해 2월 알파인경기가 열렸던 정선 가리왕산 문제가 1년이 넘도록 미제로 남은 것은 안타깝습니다.정선 알파인경기장은 준비과정에서도 가장 늦게 입지가 결정돼 과연 대회일정에 맞출 수 있을지가 논란이 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막판까지 올림픽이냐 환경이냐 라는 문제를 놓고 고민과 고민을 거듭했던 것입니다.평창 동계올림픽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고,이 올림픽을 해야 한다면 가리왕산이 절대 필요했던 것입니다.이 과정에서 분산 개최와 경기장의 대체 부지를 찾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경기장을 옮긴다고 해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여전히 환경성 문제는 제기됐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가리왕산 문제는 강원도가 올림픽을 치르기로 한 이상 거치지 않을 수 없는 관문이었던 것입니다.그 논란과 진통을 겪은 끝에 알파인경기장이 모습을 드러냈고 평창올림픽 성공에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 됐습니다.그러나 올림픽이 끝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가리왕산 문제는 조금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사후처리문제가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겪었던 것과 유사한 과정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그동안 정부와 환경당국은 완전복원을 주장하고,강원도와 정선군은 합리적 존치를 요구하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대치를 해왔습니다.

올림픽이라는 국가 대사를 잘 치러놓고도 이런 내홍을 겪는다는 것은 참으로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1년여의 진통 끝에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접점을 찾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정부나 환경당국의 전면복원에 원칙적으로 이론이 있을 수 없지만,그 원칙에 폐쇄적으로 얽매여있었다면 평창올림픽은 불가했을 것입니다.이미 모두의 양해 아래 그 선을 넘었던 것이고,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합니다.지금이라도 냉정하게 원칙과 현실 사이의 접점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정선군이 국무조정실이 주관하는 사회적합의 기구에 참여,대화를 통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입니다.강원도와 정선군은 최소한의 올림픽 유산 보존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겠다고 합니다.전체 면적 5%에 해당하는 곤돌라와 운영도로를 존치하는 대신 개발면적의 95%를 복원하겠다는 것입니다.강원도와 정선군은 오는 10월까지 연구용역을 통해 합리적 복원과 활용방안을 찾겠다고 합니다.정부와 환경당국,강원도와 정선군이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겠다는 것은 양보를 전제한 것이라고 봅니다.냉철하게 합리적 대안을 찾길 바랍니다.또다시 논의가 후퇴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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