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희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 간호사

▲ 주상희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 간호사
▲ 주상희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 간호사
흙수저 금수저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있다.사람마다 그 태어나는 시작점이 다르다는 것인데,여기서 중요한 대전제 하나가 빠져있다.바로 국가라는 그릇이다.국가라는 그릇안에 먹을 것이 풍족하면,숟가락이야 어떻든 간에 먹을 것이 조금은 있을 것이고, 숟가락이 아무리 휘황찬란한들 그릇안에 그 먹거리가 풍족하지 않다면,빛좋은 개살구라는 말을 피할 수가 없을 것이다.이렇듯 개인의 위치와 역량보다는 어떤 나라의 국민이냐에 따라 판가름 나는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것들 중 대표적인 것 하나가 바로 건강이다.그래서 나라를 잃은 민족,시리아 난민들은 지금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할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권리조차 흔들린 채로 무자비한 이슬람국가 무장단체를 피해 이리저리 떠돌고 있다.

어느덧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성장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 해외선교팀은 인도적차원에서 안타까운 시리아 난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요르단으로 떠났다.이방나라에서 온 의료진의 방문에 시리아 난민들은 환영했고,아픈 사람들은 구름떼같이 모여 진료를 기다렸다.그 모습은 6·25때 우리나라 피란민의 모습을 연상하게 만들었고,전쟁터같은 그곳에서도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UN군이 인도적차원에서 우리나라 아이들을 도와줬던 마음이 이런마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났다고 해외선교팀은 전해왔다.

현대사회에서 한 나라의 국민이 어떤한 질병에 고통받고 죽는다면,그것은 그 질병이 불치의 병이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기보다 국가가 그 질병을 관리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일 가능성이 더 높다.우리나라에선 걸어서 10분거리에 있는 병원에서 약처방을 받아 알약 하나 먹으면 말끔히 나을 수 있는 병들이 시리아에서는 그 약하나를 구하지 못해 작은 질병들이 저승사자가 되어 결국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 벌어진다.붕괴된 국가 시스템안에서 제대로된 의료서비스가 국민들에게 행해질리 없고,결국 나라가 나라답지 못해 국민이 희생당하는 일이 발생하게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기적은 일어난다.70년 전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 불리는 흥남철수 작전을 통해 살아남은 피란민의 아이가 훗날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었듯이,오늘날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의 의료선교팀을 통해 새 생명을 얻은 시리아 난민 중에,먼 훗날 시리아의 대통령이 있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이러한 기적을 바라며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은 매해 의료선교팀을 해외로 보내고 그곳에서 미래의 대통령을 세운다.타 국가에 전해진 병원의 희생과 봉사정신이 아름답게 꽃피울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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