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지역 주민에게 모르쇠로 일관하는 군 행태는 개선돼야

지난 18일 오전 10시38분쯤 춘천 대룡산에 있는 공군부대에서 정비중이던 한국형 지대공미사일인 ‘천궁’ 1발이 오작동으로 발사된 뒤 공중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비정상적으로 발사되면 안전을 위해 자폭하도록 설계된 천궁유도탄은 기지 인근 7㎞높이 상공에서 폭발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인명피해 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국방부와 공군은 19일 국방부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사고조사를 진행중인데 이른시일내 원인규명을 하겠지만 사고조사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말씀드리기 힘들다”고 밝혔습니다.조사결과에 따라 사고 원인이 장비결함인지,정비불량인지는 밝혀지겠지만 군당국은 서울에서만 사고내용을 발표할 뿐 사고가 발생한 현지에서 사고 당일에 이어 이날도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사고 내용을 알리고 피해상황 여부를 접수하는 등의 어떠한 후속 조치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동내면 사암리 마을에는 1000명에 가까운 주민이 살고 있고 대룡산 등산로와 연결돼 있어 평일에도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곳입니다.만약 이런 곳에 공중에서 자폭하지 않고 미사일이 떨어졌다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 힘들 것입니다.사고가 발생한 후 ‘폭발물 처리반’이라고 쓰여진 군용차들과 군인들이 마을을 휩쓸고 다니자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이처럼 사고현장 인근 주민들의 공포심이 커지고 있는데도 군 당국은 현지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지역 언론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강원도내 지역 언론들이 사고 직후 해당 부대를 찾았지만 어떤 설명을 듣기는 커녕 제지만 당했습니다.언론을 상대한 상급부대 정훈실장은 사고당시 상황이나 부대 내부 사정 등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이때문에 지역 기자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사고부대에서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무 것도 없다”며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가 난 지역에 현장본부를 설치한 후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입니다.그런데도 군 당국은 이러한 정상적인 절차를 전혀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이러한 군 당국의 ‘잘못된 행태’가 반복되는 것이 더 큰 문제인데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듯 합니다.해당지역 주민들에게 사고의 전모를 알리고 이해를 구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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