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출신 최승호 시인
‘눈사람 자살 사건’ 펴내
우화집 ‘황금털 사자’ 복간


“나는 따뜻한 물에 녹고 싶다.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최승호 작‘눈사람 자살사건’ 中)

독자들에게 따스한 감명과 세상을 관통하는 통렬한 풍자를 선보였던 우화집 ‘황금털 사자’(1997년)가 20여년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왔다.형식에 얽메이지 않은 특별한 시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스타작가’ 최승호(춘천출신) 시인이 ‘눈사람 자살 사건’을 펴냈다.이번 책은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안타깝게도 절판됐던 우화집 ‘황금털 사자’를 복간한 작품이다.단순히 20여년전의 책을 그대로 옮겨온 것은 아니다.제목도 ‘눈사람 자살 사건’으로 변경했고 내용도 상당부분 바꾸었다.또 박상순 시인이 북디자인을 맡아 책을 새롭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최승호 시인의 우화는 짧지만 강렬하다.산문시보다도 짧은 문장에는 20여년의 세월을 무색하게 하는 현 시대를 빗대어 풍자하는 강렬함이 있다.세월의 풍화를 이겨내는 ‘좋은 글’들은 독자들에게 깊은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마법과도 같은 힘이 담겨있다.삶이란 무엇인지,인간관계란 무엇인지,생태계 속에서 인간과 자연은 어떻게 함께하는지 등 인생에 있어 계속된 물음을 던질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제목과 같은 작품인 ‘눈사람 자살 사건’은 우울하고 슬픈 작품이다.하지만 눈사람조차 생을 마무리할때 만큼은 ‘따뜻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찬물이 아닌 온수를 틀고 몸이 녹아내리는 것을 바라보며 잠드는,따스함도 내포하고 있다.최승호 시인은 “표제작은 우울하고 슬픈 작품이지만 그럼에도 어떤 독자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시를 읽은 느낌이라 했고,어떤 독자는 이 작품을 읽고 다시는 자살하지 않기로 했다는 긴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승호 시인은 춘천에서 태어나 춘천교대를 졸업하고 사북 등 강원도내 벽지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1977년 ‘비발디’로 ‘현대시학’지의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1982년 ‘대설주의보’ 등으로 제6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1985년 김수영문학상,1990년 이산문학상,2000년 대산문학상,2003년 미당문학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현재 숭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시를 강의하고 있다.도서출판 달아실. 김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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