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OFF]강릉 안목해변 카페거리
40년 전 자판기거리로 시작
1세대 바리스타 몰려 들며
커피 애호가 성지 자리매김
각양각색 카페 SNS 유명세
올림픽·KTX 개통 발길 증가

▲ 낮에 바라본 커피거리 전경.
▲ 낮에 바라본 커피거리 전경.

봄이 왔다.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기지개를 켜고 나들이 객도 부쩍 늘었다.서울∼강릉을 잇는 가장 빠른 길인 KTX 강릉선을 타고 강릉역에 내린 관광객들이 반드시 발자국을 남겨야 하는 ‘핫플레이스’가 있다.울릉도 여객선이 출항하는 강릉항 인근 안목의 ‘커피거리’다.

새 봄을 맞아 갈매기 떼가 군무(群舞)를 펼치고,흰파도 포말이 쉴 새 없이 부서지는 백사장과 커피거리의 전문점에서 커피향을 음미하는 것 만큼 여유로운 힐링이 또 있을까.더욱이 강릉은 미세먼지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청정지대 아닌가.

강릉 안목해변의 1.2km 남짓한 거리에 20여개 이상의 카페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강릉이 자랑하는 ‘커피거리’다.마치 해외의 유명 관광지를 찾은 것 같은 분위기의 개인카페부터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들까지 각양각색의 커피 전문점들이 나들이객을 유혹한다.특히 거리 곳곳 3층규모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는 대형 개인카페들은 관광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 유명해진 커피거리의 카페들은 주말마다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인다.백사장에는 지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가 설치돼 있어 인증 사진을 찍기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가득하다.일부 관광객들은 커피거리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느린 우체통에 넣을 엽서를 손수 쓰느라 분주하다.느린 우체통은 매년 1월과 7월 두번 배송되며,안목커피거리 내 커피숍이나 상가에서 판매 중인 엽서를 이용하면 된다.
▲ 강릉 커피거리를 구경하는 관광객들 모습.
▲ 강릉 커피거리를 구경하는 관광객들 모습.



날씨가 따뜻해지자 바다에 더 가까이 다가가 커피를 즐기기 위해 테이크 아웃을 요청는 손님들이 늘었다.이들 대부분 한 손에는 커피,또 다른 손에는 카메라를 들고 강릉항 방파제,빨간등대 등 주변을 거닐며 커피거리와 바닷가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내기에 바쁘다.

‘2018 동계올림픽’개최를 계기로 KTX강릉선과 서울양양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수도권 관광객의 강릉 여행이 늘면서 커피거리 방문 인파도 부쩍 증가했다.

강릉커피거리는 원래 ‘커피 자판기 거리’로 유명했다.지금부터 40여년 전인 1980년대,강릉 안목해변에는 바닷길을 따라 커피 자판기가 곳곳에 들어서면서 커피거리의 출발을 알렸다.자판기 모양은 비슷해도 커피,크림,설탕의 비율은 자판기마다 달라 사람들은 입맛에 맞는 커피를 골라 마셨다.바다를 보며 즐기는 맞춤형 커피의 묘미는 시나브로 전국으로 입소문을 탔다.

이후 2000년대 초반 한국의 1세대 바리스타와 유명 커피업체들이 줄지어 강릉에 카페를 열면서 강릉은 커피 애호가들의 성지가 됐고,커피 명장들이 하나 둘 안목해변으로 모여들기 시작해 지금의 강릉 커피거리가 형성됐다.

강릉 커피거리는 ‘2019~2020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면서 지난 2015년부터 3회 연속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지난 2016년에는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됐고,매년 10월에 열리는 강릉커피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유망축제에 포함됐다.강릉 안목의 커피거리를 다녀가지 않고는 자칭 커피 애호가라고 말할 수 없기에 이제 강릉 커피거리는 국내 커피의 ‘메카’가 됐다. 이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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