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간 표 대결이 예고된 현대차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2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시작했다.

이날 주총은 엘리엇이 지난해 4월 주주가 된 이후 처음으로 제안한 주총 안건이 다뤄지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대표이사진에 합류하게 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주총에서는 우선 재무제표 승인과 기말배당 승인 안건을 먼저 논의한다.

현대차 이사회는 보통주 기준 현금배당을 주당 3천원으로 제안했고, 엘리엇은 주당 2만1천967원으로 제안해 가장 먼저 표 대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를 비롯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등이 엘리엇 제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해 현대차 이사회 안으로 결정될 것이 확실시된다.

두 번째 안건인 정관 변경안은 현대차 이사회가 엘리엇의 제안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원안대로 승인될 예정이다. 엘리엇은 이사회 안에 보수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세 번째 안건인 사외이사 선임은 의결권 자문기관 다수가 현대차 이사회의 손을 들어줬지만, ISS는 현대차와 엘리엇의 제안을 일부씩 수용하는 권고안을 내놔 표 대결이 주목된다.

현대차 이사회는 윤치원(59)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50)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55)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 3명을 후보로 내세웠다.

엘리엇 측 후보는 존 Y. 류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랜들 매큐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빌슨 CAE 이사 등이다.

글래스 루이스와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 등은 이사회 추천 후보 3명 모두 찬성 의견을 냈지만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 3명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존 Y. 류와 매큐언 회장에 대해서는 지지했고, 이사회가 제안한 유진 오, 이상승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를 권유해 ‘2대 1’로 엘리엇의 손을 들어줬다.

사외이사는 3명을 선임할 예정이며 후보자 모두에 대해 선임안을 상정해 개별 표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표 결과 보통결의 요건을 만족하는 사외이사 후보자가 3명이 넘으면 다득표순으로 3명을 선임한다.

이에 따라 엘리엇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이 보통결의 요건을 넘긴다 해도 득표순에 밀려 현대차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들이 선임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다음 안건인 사내이사 선임은 엘리엇이 주주제안을 내놓지 않아 반대 없이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내이사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과 이원희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3명이 선임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를 열어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정몽구 대표이사 회장, 정의선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 하언태 대표이사 부사장 등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바뀐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날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대표이사에 오를 예정으로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아 명실상부한 현대차 대표가 된다.

감사위원 선임 안건은 후보가 사외이사와 같기 때문에 사외이사 선임에서 탈락하면 자동으로 후보자 자격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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