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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디자인, 장소에 녹아들어 도시문화의 경쟁력 된다

[이석권의 건축평론] 21세기 문화의 시대와 건축디자인
20~30년 전 재빠른 신도시개발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없이 운영
동남아 새로운 도시 급속 요구
우리나라 설계·시공에 주목
K-건축문화 중요성 인지 필요

데스크 webmaster@kado.net 2019년 03월 23일 토요일


우리가 시대를 구분하는 이유는 과거를 정확히 해석해 현재를 읽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다.그러나 시대를 구분하는 것은 역사학자마다 조금씩 다르고,시대를 구분하는 이유와 그것을 질적 또는 양적으로 다루느냐에 따라서도 구분이 다르게 된다.

문화의 시대에 우리의 경쟁력을 예측하기 위해 우리의 역사를 다음과 같이 3단계로 구분해봤다.첫번째는 힘(Power)의 시대다.사람들이 건축물을 짓고 도시에서 생활하면서부터 산업혁명,또는 세계 2차 대전까지 세계를 지배한 것은 힘이었다.약육강식의 세상으로 힘을 갖고 있는 나라가 세상을 지배했고 그들의 행동이 법이었다.두번째 시대는 경제(Money)의 시대다.힘의 시대 이후부터 20세기까지 제조업의 시대였다.경제가 세상을 지배했고 경제적으로 부강한 나라가 동경의 대상이었다.안타깝게도 이때까지 우리나라는 주변국에 비해 힘이나 경제가 월등히 강했던 적이 많지 않았었고,늘 우리는 강대국의 변방에 있었다.세번째 시대는 문화(Culcure)의 시대다.21세기 들어서면서 국가의 경쟁력이 문화로 바뀌었고,우리의 경쟁력은 첨단산업분야에서 세상을 이끌기 시작했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한류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제작비의 13.3%가 중국자본이었다.많은 수익이 중국인 투자자에게 돌아가는데도 불구하고 사드를 핑계로 중국이 자국 내 상영을 막은 것은 한국의 강인한 국력을 바탕으로 어려운 나라를 지켜주고 의료진을 보내 보살피는 이 드라마의 내용 때문이었다.예전 1980년대 우리 어린이들이 미국인들은 모두가 ‘600만불의 사나이’,‘소머즈’,‘원더우먼’이고 전격 Z작전에 나오는 인공지능의 자율주행차 ‘키트’를 타고 다닐거라고 생각했던 것처럼 중국의 어린이들이 KOREA의 이미지를 강력하고 부강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또한 수많은 유럽의 젊은이들이 K-POP문화를 배우고자 자연스럽게 우리말과 우리문화를 배우고 있다.이처럼 잘된 드라마 1편,BTS 한 팀의 가치는 자동차 수만대의 수출 효과뿐만 아니라 그 나라를 동경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그 나라는 우수하고 경쟁력 있는 나라로 생각되어지게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문화는 집단적으로 빨리 변화되기도 하고,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매우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우리가 IT강국이 된 배경 중 하나는,큰 문제점이 없고,쓰는데 큰 지장이 없는 핸드폰을 새로운 기종이 나올 때마다 바꾸어 새로운 기능을 체험하고,남들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으려는 집단적인 의식,빨리빨리 문화다.

이러한 문화는 도시·건축에서도 나타난다.20~30년전 우리는 분당,평촌 등에 1기 신도시를 개발했다.이때 건축설계를 하는 사람은 2000~3000세대가 거주하는 APT설계를 단지 많은 보급을 목적으로,인간의 삶과 행태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법안에서 최대한 높은 용적율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를 했다.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짧은 기간에 그것들을 설계하고,공사를 했다.

이것도 IT경우와 마찬가지로 어느정도의 문제점이 있었지만,결국 IT강국이 된 것처럼,새로운 도시건설이 급속히 요구되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우리의 도시문화는 많은 각광을 받고 있다.우리나라처럼 빠른 시간에 설계와 시공을 하고,20~30년간 그 도시를 운영하면서 특별한 문제점 없이 도시를 건설한 예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기 때문이다.거기에다가 한류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각종 드라마,영화들이 촬영된 신도시들을 그들은 그대로 도입하려 한다.아직 KOREA라는 국가적인 브랜드가 20세기까지의 힘의 강대국,경제의 강대국이었던 선진국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뿐이지 KOREA브랜드에 대한 약점이 없는 곳에서는 그 어느 강대국보다 우리의 도시문화는 새로운,독특한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다.

과거 경제적으로 부강했던 시대를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테마를 모티브로 해 사람을 끌어모으는 일본의 도시재생이나 수백 년간 변화없이 도시의 외관을 지켜가면서 그들의 역사와 전통을 보전하면서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유럽의 도시에서 새로운 도시문화를 창출하고 기대하기는 어렵다.삼성이 소니를 앞지르고,우리의 가전제품이 전 세계 명품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우리의 도시·건축이 21세기 문화의 시대에 도시경쟁으로 나타나야 한다.

▲ 다양한 건축주의 요구조건과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대지와 환경과의 관계를 분석해 디자인된 주택외관들의 모습.
▲ 다양한 건축주의 요구조건과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대지와 환경과의 관계를 분석해 디자인된 주택외관들의 모습.

건축이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K-POP과 같은 예술분야와 다른 점은 그 유행의 주기가 매우 오랫동안 지속될 뿐만 아니라 가동성이 없는 장소적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그 지역의 문화와 환경과 역사가 녹아 있는 건축물이 창조되고,새로운 장소를 갖게 되어 사람을 끌어들이는 장소성이 만들어지면 도시의 경쟁력은 배가 된다.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이제 건축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건축을 설계하는 것은 예술과 공학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까지도 종합하는 과정이다.디자인에 인간의 삶을 복되게 하는 기능과 구축이 함께 고려돼야하기 때문에 순수예술과 다른 성격을 갖고 있고,디자인으로써 대지와 건물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기능을 구조와 미를 종합시켜 구체적인 형상으로 표현해야하기 때문에 공학과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이러한 종합적인 학문이기에 대학 건축학과는 2002년 5년제로 개편되었음).

이러한 건축디자인이 도시 경쟁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건축가들만의 능력과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도시를 관리하는 행정가의 의식변화와 건축주들이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여야 한다.그래서 새로운 K-건축문화가 우리문화의 우수성으로,도시의 경쟁력으로 자리 잡는 도시건축문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석권 강원대 건축과 교수

△춘천고,강원대 건축공학과 졸업 △한양대 공학 석사,강원대 공학 박사 △대한건축사협회,한국도시설계학회,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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