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경찰서 이대우 형사과장
30여년간 1000명 이상 검거
서대문 7년 전성기로 꼽아
편견 깨기 위해 방송 출연
지난해 전문추적수사관 임명
“수사기법 보다 근성이 중요
시민들이 안전하도록 최선”

▲ 춘천경찰서 이대우 형사과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특화된 수사기법 보다 사건을 해결하는 열정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김명준
▲ 춘천경찰서 이대우 형사과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특화된 수사기법 보다 사건을 해결하는 열정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김명준

30년간 경찰생활을 하며 끈질긴 추적수사를 통해 1000명이 넘는 범죄자를 검거한 전설적인 경찰이 춘천에 찾아왔다.도시경찰에 출연해 숱한 화제를 일으키며 익숙한 얼굴로 자리잡은 춘천경찰서 이대우 형사과장이다.범죄가 자신에게 오기 전에 범죄를 찾아 나선다는 그는 자신을 ‘범죄사냥꾼’이라 칭하며 오늘도 범죄 사냥에 나선다.

‘천상 경찰’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이대우 형사과장.그에게도 지금의 젊은이들과 같은 방황의 시기는 있었다.염색공장 매판원,자동차 공업사 사장의 운전기사,개인 화분갈이에서 웨이터까지 적성을 찾아 이 직장 저 직장을 전전했지만 모두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뒀다.그러다가 경찰시험에 합격하면서 30년 경찰생활의 긴 여정을 시작했다.

그가 경찰 배지를 단 초년병 시절은 시위와 데모가 많아 한창 시국이 어수선했던 1980년대 말이다.무도경찰 공채시험에 합격해 형사기동대 속칭 ‘백골단’에 소속된 그는 청바지에 운동화,헬멧을 쓰고 시위현장의 군중속으로 뛰어들어 시위대를 해산하고 검거,연행했다.시국이 안정되고 데모가 없을 때에는 범죄 다발지역과 우발지역에 집중 투입돼 범죄자 검거하는 일을 반복하며 반쪽짜리 형사생활을 이어갔다.인맥도 없고 정보원도 없어 맨땅에 헤딩하는 열정과 근성만으로 버티던 그에게도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사건이 찾아왔다.무허가 벌집,쪽방 등을 불심검문해 수배자를 검거하는 일을 시작하면서 그 곳에 투숙하던 쌍둥이 형제들이 저지른 속칭 아리랑 치기로 불리는 부축빼기 범죄에 대해 알게됐다.이 과장은 그들의 수법과 노하우를 습득해 수사에 활용하면서 부축빼기계의 대부로 등극할 수 있었다.

그는 서대문경찰서에서 근무한 7년을 형사생활의 전성기로 꼽았다.가장 보람 있는 사건,가장 가슴 아픈 사건 꼽은 사건들이 모두 이 시기에 발생했다.

가장 보람 있는 사건에 대해 “보험금을 편취할 목적으로 고령의 노인만을 노려 교통사망사고로 위장하고 살인 2건,살인미수 1건을 저지른 파렴치범이 있었다”며 “당시 범인이 보험 3~4개를 한꺼번에 들어 사고 한건당 2억 남짓한 돈을 타갔다는 사실을 밝혀내 결국 최종 징역 15년을 받게 만들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가장 가슴 아픈 사건에 대해서 그는 “내가 운영하고 있는 범죄사냥꾼 사이트에 어떤 분이 꽃뱀에게 협박을 받고 있는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었다”며 “당시 수사본부가 설치된 살인사건 때문에 답변을 하지 못했었는데 얼마 뒤 그 분이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유서를 쓰고 목숨을 끊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그후 유서를 토대로 범인을 구속했지만 이 과장에게는 글이 올라왔을 당시 한 줄의 짤막한 답변이라도 하지못한 것이 마음 한구석에 죄책감으로 남아있다.

▲ 이대우 형사과장이 경찰 직업에 대한 애착과 보람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이대우 형사과장이 경찰 직업에 대한 애착과 보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수십년간 수사 노하우를 쌓아온 그는 지난해 추적수사 전문수사관으로 임명됐다.그는 경찰 초년시절부터 범죄 현장을 영상 증거로 남기기 위해 캠코더,망원렌즈 등을 사비를 털어서 사기도 했다.일일이 증언하는 것보다 확실한 것은 범죄현장을 남긴 영상이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방식이다.최근에 드론자격증까지 취득했다는 그는 드론을 가짜 표백제 제조공장을 적발하는데 활용하면서 성과를 냈다.

그는 편견을 깨기위해 각종 방송출연도 마다하지 않는다.얼마전 종영된 ‘도시경찰’부터 과거 ‘사냥꾼 이대우’,‘시티헌터’,‘경찰청사람들’ 등 수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형사가 얼굴이 알려지면 어떻게 범인을 잡느냐는 주변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물론 잠복근무에 어려움은 있지만 수사에 큰 지장을 주는 부분은 없다고 한다.그는 “언론에 많이 노출됐으니 범인도 못잡고 사건도 해결 못해야하지만 오히려 강도베스트수사팀,조직폭력베스트수사팀 등 4개의 인증패를 받았다”며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처음으로 서울,경기지역을 벗어나 지난 1월부터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형사과장으로서의 삶을 시작한 이대우 과장.

이 과장은 “처음 맡는 근무지이지만 3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범죄현장을 누비며 춘천시민들이 안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가영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