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활동 분위기 저해” vs “행정절차 거쳐 정당”
춘천 금병산예술촌 인근 성토작업
주민, 마을환경 파괴 등 피해 호소
시 “개발행위 임의 중단 어려워”

▲ 지난 23일 춘천 신동면 금병산예술인촌 인근 택지 개발예정 부지에서 성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 지난 23일 춘천 신동면 금병산예술인촌 인근 택지 개발예정 부지에서 성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춘천의 한 예술인 마을 주변에서 택지 조성 공사가 추진되자 이 마을에 사는 예술인들이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춘천시와 지역주민 등에 따르면 춘천 신동면 풍류1길 일명 ‘금병산 예술촌’ 인근 1만여㎡ 부지에는 성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금병산 자락 실레이야기길 옆 잣나무 가로수길 끝에 위치한 이 마을에는 10여년 전부터 국내 유명 화가와 소설가 등 예술인 15가구가 거주하며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이들은 아뜰리에 등 전시공간을 운영하면서 2014년부터 ‘금병산 예술촌 작품전’을 개최하는 등 평범한 농촌마을을 예술인 마을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 마을 인근에서 택지 조성을 위한 기반공사가 시작되면서 소음과 분진 등이 발생하자 주민들은 주거환경과 창작활동이 저해되고 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특히 마을에 거주하는 예술인들은 주민 자부담으로 조성한 길이 700여m,폭 3~4m의 잣나무 가로수길이 작업차량들의 주진출입로로 이용되면서 마을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며 개발업자와 마찰을 빚고 있다.주민 A씨는 “흙을 가득 실은 트럭 수십대가 드나들면서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조차 옴짝달싹 못하고 있고 굉음과 진동으로 창작활동과 일상이 마비되는 폐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택지 조성공사는 지난 2017년 4월 시작돼 그해 6월 주민들 항의로 중단됐다가 지난달 다시 시작됐다.해당 임야,전 등 토지주들에게 7필지를 위탁받아 택지 개발행위를 추진 중인 개발업자측은 정상적인 행정절차를 거친 공사이기 때문에 공사용 차량 통행은 정당하고 주민 동의를 받아 시행하는 문제 없는 공사라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주민들은 실제 거주하지 않는 토지소유자 몇사람의 동의를 받아놓고 주민 동의를 받았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이에 주민들은 지난달 말 춘천시에 개발행위를 중단해달라는 탄원서를 전달하고 공사강행시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주민 B씨는 “오랜 세월 지역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창작활동을 위해 조성한 공간이 난개발로 훼손되지 않도록 춘천시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춘천시 관계자는 “건축공사가 시작되거나 추가개발시 업자에게 주민들과 타협점을 마련하라고 권고하겠다”며 “현재로서는 토지주의 동의를 받은 공사를 만큼 개발행위를 임의로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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