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버닝썬의 이모 공동대표를 소환조사하는 탈세 의혹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전 이 공동대표를 불러 탈세를 비롯해 버닝썬의 경영 전반과 관련한 의혹을 조사 중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해 전직 경찰관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4일 마약 투약, 경찰 유착 의혹 등을 밝히기 위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버닝썬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버닝썬의 1년 치 장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버닝썬에서는 1억 원짜리 이른바 ‘만수르 세트’ 등을 판매하는 것을 두고 무자료 거래로 탈세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무성했다.

실제 연합뉴스가 입수한 ‘버닝썬 일일 판매일보’를 보면 2018년 버닝썬이 영업한 특정일의 하루 매출은 약 2억3천만원이었다. 이중 매출 등의 근거가 남게 돼 세금 신고를 피할 수 없는 카드 결제액은 1억4천여만원뿐이다.

나머지 9천 만원가량은 모두 현금 결제나 통장 입금, 외상이었다. 일 매출의 약 40%가량이 장부에 제대로 기재됐는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현금이나 외상결제는 그간 버닝썬 같은 유흥업소들이 세금을 탈루하고자 써먹었던 고전적인 수법 중의 하나다.

버닝썬이 업소를 찾은 입장객의 술·음식값을 현금으로 받은 뒤 이를 신고하지 않거나 외상 매출금 자체를 아예 장부에 계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주목되는 이유다.

경찰은 또 버닝썬에서 장부 작성과 관리 등 경리업무를 총괄한 여성 A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버닝썬을 퇴사한 후 현재 미국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버닝썬 운영’ 실체를 정확히 아는 ‘키맨’으로 보고 참고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A씨의 미국행을 두고서 일각에서는 도피설도 흘러나온다.

한 버닝썬 관계자는 “A씨가 버닝썬 돈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일이 있어서 11월 초에 버닝썬을 그만둔 것은 맞다”라면서도 “다만 A씨가 버닝썬을 그만둔 것은 폭행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고 A씨가 미국행을 선택한 것은 버닝썬 경영진의 의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