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 허성환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배달음식으로 식탁을 차리는 시대다.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많아지기도 하고 1인 가구의 증가,요식 산업이 발달한 탓이기도 하다.설거지도 줄어든다.가사 노동 시간도 줄고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다.그런데 문제는 쓰레기다.예측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들 한다.최근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면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하지 않기,일회용 컵 사용하지 않기,일회용품 줄이기 등 많은 사람들이 나름 환경 문제에 동참해 오고 있다.하지만 아직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 곳곳에 드러난다.특히 배달음식이 식탁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지만 음식을 담는 비닐과 플라스틱,스티로폼 박스,아이스 팩 등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여전히 사회적 논의가 없다.

이런 가운데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쓰레기를 줄이자는 것이다.이제 환경 문제를 일부의 일이 아닌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 탓이다.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 흐름이다.프랑스는 2020년부터 플라스틱 컵,접시 비닐봉지 등 썩지 않는 일회용품의 사용을 금지한다.미국은 시애틀,마이애미비치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금지하고 있다.쓰레기 처리 역시 큰 문제에 직면해 있다.전 세계 쓰레기의 절반을 수입하던 중국이 지난해부터 재활용품 24종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고 태국도 2021년부터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한다.

분리수거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기본적 태도다.최근 경기도의 한 대학이 새내기 배움터 행사 중 휴게소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해 논란을 빚었다.남학생들이 휴게소에서 내려 수많은 상자를 옮겼는데 그 상자 안에 먹은 뒤 버려진 도시락 포장지와 비닐봉지,남은 음식물 등이 뒤엉켜 있었다고 한다.음식물은 일반 쓰레기와 분리해야 하며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도시락 역시 분리 대상이다.환경 문제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건이라 해야겠다.

편리할 때마다 손이 가는 휴지 대신 수건을 사용하면 매번 빨아야 하는 불편함은 있으나 환경은 지킬 수 있다.일회용 막대 물걸레를 사용하면 편리하지만 일반 물걸레를 사용하면 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그래도 환경은 지킬 수 있다.장기간 사용하면 절약하는 건 덤이다.일회용 컵을 사용하면 간단하지만 텀블러를 사용하면 매번 씻어야 하고 가방 안에 짐이 늘어난다.하지만 환경은 지킬 수 있다.냅킨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고 배달음식을 시킬 땐 일회용 나무젓가락이나 숟가락을 빼면 당장은 설거지가 늘어나고 불편하지만 쓰레기는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의 생활 습관을 보면 귀찮아서,불편해서가 대부분이다.하지만 지구의 환경을 생각한다면,다 나은 삶을 누리고 싶다면 귀찮은 것도 불편한 것도 수고로움도 감수할 수 있는 게 멋지고 세련된 삶이 방식이 아닐까.12시가 되면 멈춘다는 환경시계는 이미 11시59분이다.우리에게 더 이상 남은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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