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찰청, 김병준 전 위원장 휴일 소환 봐주기 논란 자초

강원경찰청이 강원랜드로부터 골프접대 의혹을 받는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난 24일 비공개로 소환 조사한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많습니다.경찰이 내사에 착수한지 1년이 지나도록 수사전환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그만둔 뒤에야 소환 조사한 것은 정치권 눈치를 봤다는 비판입니다.소환 날짜가 일요일 오후인 것은 봐주기 조사라는 눈총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이날 경찰은 2017년 8월 강원랜드가 주최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투어 프로암대회에 참가한 김 전위원장이 강원랜드(당시 사장 함승희)로부터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 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조사했습니다.김 전위원장은 “골프접대가 아니라 공식초청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며 “당시 골프비와 식사비,의류 상품권 등 총비용도 100만원을 넘지 않는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이번 사건은 강원랜드 내부고발로 제기돼 국민권익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지난해 3월 강원경찰청이 내사하면서 불거졌습니다.경찰은 내달까지 수사전환 여부를 결정 짓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경찰이 이 사건을 다루는 방식에 문제가 많았습니다.사건을 인지한지 4개월이 지난 후인 지난해 7월 김 전위원장이 야당 비대위원장이 된 날 언론에 공개돼 경찰 내부에서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려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사건 당시 명예교수였던 김 전위원장이 김영란 법 적용 대상자인지,골프접대비가 100만원을 초과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아주 쉬운데도 1년씩이나 끌어온 것은 납득이 안 됩니다.또 지난해 9월 강원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많은 질타를 받았는데도 6개월 이상 시간을 끌다가 야당 대표를 그만둔 후 소환한 것은 정치권 눈치 보기 수사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경찰고위 간부와 연예인의 유착 의혹 사건으로 경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이 경찰 고위간부는 강원경찰청에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강원경찰이 김 전위원장 사건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수사하지 않는다면 경찰의 불신은 회복하기 힘듭니다.강원경찰청은 정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소신껏 사건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정치권 눈치 보기에 급급하면 누가 경찰의 수사를 신뢰하겠습니까.검경수사권 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경찰의 정치권의 눈치 보기 수사는 향후 경찰의 수사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줄수 있습니다.경찰은 민중의 지팡이가 되어야지 정치권의 지팡이가 되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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